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앞에서 서론이 약간 길었는데 요즘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떨어지는 신생아 출생률일 것이다. 전 세계 평균 출생률은 2.3명이고 우리나라는 0.7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전 세계에서 꼴찌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 5200만명에서 2070년 38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인구감소를 심각한 문제로 바라보며 해결책으로 돈을 준다거나 집을 쉽게 장만하게 해준다거나 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어려움을 해소해주려고 한다. 이런 해결책도 필요한 정책이라는 데는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왜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에 대한 다른 측면의 관점, 즉 인간 본성의 변화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포유류에 속하고 그 특징은 말 그대로 어미가 젖으로 자식을 키우는 것이다. 남성들은 잘 모르지만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내어주면서 자식을 키우는 거룩한 행동을 한다. 그것이 가지는 심리적이고 생물학적 경험은 신비롭고 인류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여성 혼자 자식을 키우기보다는 남녀가 가정을 이루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인류가 다른 동물과 다르게 지식을 축적해 문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가족 구성원 중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키우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포유류는 자식을 키우는데 유난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특히 인간은 그 기간이 가장 길고 최근에는 더욱 더 길어졌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생 인류는 번식의 본능을 잃어 버리고 결국 멸종하든가 또는 일부 번식본능이 강한 사람만 살아남아 번식본능이 강한 유형의 인간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이런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이 땅에 먼저 살았던 선조들이 이룩한 문화를 보전하고 계승하는 그런 삶 속에서 기쁨을 느끼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