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주식 사자" 외국인 올해 9조 폭풍 순매수…밸류업 수준이 관건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2.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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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620.42)보다 6.62포인트(0.25%) 내린 2613.80에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3.30)보다 5.91포인트(0.69%) 상승한 859.21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5.4원)보다 1.4원 내린 1334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620.42)보다 6.62포인트(0.25%) 내린 2613.80에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3.30)보다 5.91포인트(0.69%) 상승한 859.21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5.4원)보다 1.4원 내린 1334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한국 주식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세다. 이달에만 6조원, 올해 9조원을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 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한국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추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한다. 증시가 바닥에서 꽤 올라온 상태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만큼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도 여전한 상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 기준 이달에만 5조9748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1월부터 범위를 확대하면 8조926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4조2710억원 △12월 3조9842억원 △올해 1월 2조9516억원 등 꾸준히 한국 주식을 담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월별 순매수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13년 9월 7조8263억원인데, 8거래일 만에 이미 6조원에 육박하면서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 (244,000원 ▼3,000 -1.21%)(1조4633억원),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4990억원), 기아 (112,700원 ▼2,000 -1.74%)(3891억원), 삼성전자우 (64,300원 ▼400 -0.62%)(3618억원),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3332억원), 삼성물산 (151,800원 ▼1,300 -0.85%)(3105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KB금융 (80,100원 ▼900 -1.11%),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 삼성생명 (88,900원 ▼6,100 -6.42%) 등 자동차·은행·보험·증권 등 저PBR 업종이 주를 이룬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4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1월엔 지수가 별로 좋지 않아 외국인 매수세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며 "지금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저PBR 요인이 강하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건 지난달 24일이다. 이후 저PBR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외국인들의 뭉칫돈이 2월에 몰린 것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 상승세가 지속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정부가 공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으로 짜여지는지가 관건이다. 시장 눈높이를 맞추면 좋지만 공개되는 내용이 기대 이하면 오히려 실망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PBR이 단기적으로 하나의 테마가 돼서 외국인 매입이 늘었지만 지속되려면 기업의 체력을 보여주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아야 하고, 배당 성향도 높아져야 한다"며 "외국인은 테마 장세 속에서 생각보다 밸류가 낮은 종목군 중심으로 매수하는 것 외에는 적극적이지 않아 정부 발표 이후 이익을 실현하고 정리에 나서는 매물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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