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이대로 불발?…"협상 마감시한 단 5일" 걸림돌은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4.02.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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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24일 HD현대중공업 울산본사에서 열린 1만3000TEU(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HMM 가닛호' 명명식 행사에서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왼쪽 세 번째부터), 주행남 HMM 가닛호 선장, 김경배 HMM 사장,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길이는 335m로, 세로로 세웠을 때 남산의 서울타워(약 240m)와 여의도 63빌딩(약 250m) 보다 높다. 저속 운항에 특화된 선박으로 동급 선박 대비 오염 물질 배출은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탄소 감축을 위해 향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LNG레디(Ready) 형식을 채택했다. (HMM 제공)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 24일 HD현대중공업 울산본사에서 열린 1만3000TEU(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HMM 가닛호' 명명식 행사에서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왼쪽 세 번째부터), 주행남 HMM 가닛호 선장, 김경배 HMM 사장,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길이는 335m로, 세로로 세웠을 때 남산의 서울타워(약 240m)와 여의도 63빌딩(약 250m) 보다 높다. 저속 운항에 특화된 선박으로 동급 선박 대비 오염 물질 배출은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탄소 감축을 위해 향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LNG레디(Ready) 형식을 채택했다. (HMM 제공)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HMM의 매각을 둘러싸고 하림과 KDB산업은행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협상 마감 시한이 5일 남은 상황인데 양측의 온도차와 매각을 둘러싼 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하림의 인수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과 산은의 협상기간은 오는 6일로 마무리된다. 지난달 23일이 1차 협상기간이었지만 양측이 매각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여 2주 연장됐다.



하림그룹은 HMM 지분 57.9%의 인수 대금으로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1조6000억원에 팬오션 션유상증자, 인수금융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산은이 보유한 영구채다. 하림그룹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1조6800억원의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구채 전환이 유예되면 하림그룹 지분이 57.9%로 유지돼 HMM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배당이 커진다. 그러나 만일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하림의 HMM 지분은 30%대로 희석된다. 상대적으로 배당금이 줄어드는 만큼 하림그룹이 부담해야 할 인수비용이 많아진다.



하림의 이같은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티 반군이 세계 교역량의 약 15%를 담당하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선박운임이 급등했다. 글로벌 해상운임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주말 2179.09를 기록했다. 전주 2239.61 대비 60.52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해 SCFI가 12월을 제외하면 1500을 밑돌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중동 분쟁에 따른 수에즈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감안해 HMM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5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크게 상향했다"고 했다.

HMM의 이익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산은이 하림그룹이 내거는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긴 어렵다. 실제로 산은과 해진공은 영구채 전환 유예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HMM 노조 마저 하림그룹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HMM해원연합노조(해원노조)는 지난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사상 첫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해원노조는 HMM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이 선정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파업뿐 아니라 감사원 감사 청구, 총궐기대회 등을 통해서라도 HMM 인수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HMM 인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하림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불리한 조건을 감당해가면서 HMM을 매각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림이 인수했는데 주요 해운동맹에 HMM이 끼지 못한다면 산은도 이 부담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하림 관계자는 "세부 조건과 관련한 협상을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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