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방금융지주 실적 부진…"충당금과 상생금융 탓"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1.24 17:19
글자크기
작년 지방금융지주 실적 부진…"충당금과 상생금융 탓"


지난해 지방금융지주의 실적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을 대폭 늘린 데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비용이 상당 부분 반영되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대 지방금융지주(BNK·JB·DGB)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77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128억원)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BNK금융은 전년 동기(8102억원) 대비 10% 감소한 7289억원, JB금융은 6010억원에서 1.5% 감소한 59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의 경우 4016억원에서 4570억원으로 13.8%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지주들이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치솟자 일제히 충당금을 늘린 게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BNK금융은 4525억원(+61.8%), JB금융은 3173억원(+100%), DGB금융은 3589억원(+156%)의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BNK금융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지난해 일어난 경남은행 횡령 사고와 은행권의 상생금융 행보가 영향을 끼쳤다. BNK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경남은행 횡령 사고와 관련해 총 430억원을 그룹 당기순익에 반영했다.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비용으로도 부산·경남은행이 총 약 832억원을 지난해 4분기 비용에 상당 부분 반영할 전망이다.

JB금융도 높은 순이자마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주춤할 전망이다. JB금융은 지난해 3분기 업계 최고 수준인 3.31%의 순이자마진(NIM)을 기록하면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3%의 당기순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민생금융비용(464억)이 역성장을 주도했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며 NIM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된 DGB금융도 속사정은 복잡하다. 2022년 부진했던 실적이 회복되며 지난해 순익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DGB금융의 당기순익은 2021년 5031억원에서 2022년 4016억원으로 줄었다. 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1년에 비하면 지난해에도 역성장이 유지되는 셈이다. 다만 지주 산하 은행이 DGB대구은행 한 곳으로 민생금융 비용이 444억에 그친 점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지방금융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상생금융과 횡령에 따른 비용 반영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의 순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10% 수준의 민생금융비용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또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이 선반영된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