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70만원' 온라인 고스톱 포커 결제, 7월에 더 늘어날까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4.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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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게임신맞고/사진=한게임신맞고


'고·포류(고스톱·포커류)'로 불려온 온라인 웹보드게임의 현행 결제한도 규제가 오는 7월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결제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새로운 시행령을 기대하지만, '사행성 게임'이라는 딱지 때문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규제개선을 통한 산업 활성화를 추진해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기조와 사행성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라는 사회적 시선 사이에서 정부는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웹보드게임의 월 결제 한도를 70만원으로 규정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이 오는 7월 종료된다. 당초 '2년'이라는 한시적 기간에만 허용됐던 시행령이다.



이 시행령은 2014년 게임산업 전반에 사행성 잣대를 드리우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는 사회적 배경 속에 탄생했다. 당시 제한이 없던 월 결제 한도를 30만원으로 정하고, 2년 뒤인 2016년 50만원까지 늘렸다. 이후 2022년 70만원으로 늘린 한도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포류 결제한도가 도입되면서 관련 시장은 타격을 받았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게임산업법 시행령상 웹보드게임 제공사업자 대상 규제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웹보드게임 시장 규모는 2011년 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규제 도입 이후 2014년 2000억원, 2015년 1500억원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게임업체와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10년간 두 차례 결제 한도를 늘렸으나 이들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유독 웹보드게임에만 걸려 있는 결제한도 규제가 차별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 과금 요소가 많은 다른 장르의 게임들은 결제 한도 규제가 없는 데 반해 유독 웹보드에만 이 같은 규제가 걸려있어서다. 고스톱이나 포커 자체가 사행성 게임이라지만, 게임 장르를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비해 사회적 위해 정도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소셜 카지노가 점점 태동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웹보드게임들은 결제 한도와 같은 규제에 막혀 신사업을 꿈도 꾸지 못한다"며 "정작 사행성이 짙은 온라인 도박을 하는 불법 사이트들은 외국에 서버를 두고 규제 사각지대에서 세금도 안 내면서 검은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웹보드게임 결제 한도가 또 한번 늘어난다면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 (22,500원 ▼300 -1.32%), 피망을 운영하는 네오위즈 (21,750원 ▼700 -3.12%)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규제 일몰제로 24년에는 웹보드게임 규제가 추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웹보드 게임 매출은 규제 완화 당해 년도와 그 다음 해에 각각 20%,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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