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태영" 소문 도는 건설사들…"우린 달라요" 선제 해명 나섰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이소은 기자, 김남이 기자 2024.01.05 12:58
글자크기

롯데·동부, 자금사정 밝히며 대응
금융당국 "불안심리 차단 필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열린다. 산업은행에서 열리는 채권단 설명회에선 태영건설 대주주가 자구노력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에코비트, 블루원 등 계열사 매각 등이 먼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0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열린다. 산업은행에서 열리는 채권단 설명회에선 태영건설 대주주가 자구노력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에코비트, 블루원 등 계열사 매각 등이 먼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03.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이 자구책 이행을 두고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제2의 태영건설' 가능성이 제기된 건설사들이 잇달아 유동성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내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도 시장의 과도한 불안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동부건설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 측은 "향후 낮은 금리의 사업자금 대출은 예정대로 실행하고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해 상환함으로써 이자 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차입금에 대해서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 4800억원 중 약 3500억원이 LH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토지 분양대금 반환채권 담보대출로 사실상 국가 등급의 신용도를 가진 채권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면서 "지난해 4분기에 약 220억원을 상환해 차입금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보증 한도 기준 2000억원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하는 현장 대부분이 분양률이 양호하거나 공사비가 확보된 현장이기 때문에 최근 언급되는 기업들과는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일부 감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만기가 도래한 높은 금리의 채무증권 상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전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PF 우발채무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자금 상황을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이달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예정이며, 나머지 8000억원도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1조8000억원 관련해서는 "대부분 연장 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도 1조6000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사정을 설명하는 것은 증권가에서 제2의 태영건설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목한 보고서가 나오고 소문이 돌면서 2차 피해를 우려해서다.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PF로 인한 악재 발생으로 전반적인 건설업계에 대해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며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데 자칫 과도한 확대 해석과 루머 양산으로 다른 기업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이점을 우려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어떤 기업이 얼마나 위험하고, 건재한지는 모호하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이유로) 대출금을 무조건 회수하고 만기 연장을 안 해주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래서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롯데건설까지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롯데건설을 좀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 안 좋다고 하면 정말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해 문제 됐을 때부터 유동성을 굉장히 확보했고 태영과는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