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3.12.28/사진=뉴스1
28일 11시 6분 코스피 시장에서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은 전 거래일보다 445원(18.5%) 오른 2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19%대 급락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며 변동폭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건설주 금호건설 (4,240원 ▲70 +1.68%)(2.09%), 동부건설 (5,170원 ▲10 +0.19%)(2.69%), 신세계건설 (10,780원 ▲350 +3.36%)(2.27%) 등은 하락 중이다.
이날 오전 태영건설은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이란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을 해주는 제도다. 앞서, 태영건설은 PF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건설업계 전반의 분위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PF 리스크가 있다고 거론되는 건설업체들이 상당수 있어, 건설사 줄도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등 건설사들이 맞닥뜨린 상황은 태영건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신용평가의 15개 건설사에 대한 부동산 PF 보증 분석 결과에 따르면, 15개 건설사 부동산 PF 보증 금액은 약 27조7000억원(2분기 기준)으로, 미착공 도급의 경우 12조7000억원의 보증 금액이 있다. 서울 외 지역 미착공 PF 보증은 6조8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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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착공PF는 건설사들이 연대보증 등의 신용 보강을 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위험이 되는 우발 부채다. 시행사의 지급 실패에 따라 건설사가 채무인수를 할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착공이 어려워 이자가 쌓이게 되면 건설사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중에 유동성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경색을 확대시켰다"며 "금융 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지만 최근 건설사 파산 위기 등 부동산 경기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악재 속 건설 업황이 우하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장기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향후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신축 수급 심화, 안전진단 폐지 여부, 3기 신도시 조성 등의 모멘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2010년까지 부진한 이후 2012~2015년 좋았듯이 현재 부진을 겪고 장기적 그림은 좋아질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내 PF 부실 등이 숫자로 반영되는 시점을 바닥으로 보고, 향후 정책적 변화에 따라 상방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