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만 2700조" 지옥같은 전쟁 20년…숨진 미군 2460여명[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3.10.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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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인 미군. /AFPBBNews=뉴스1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인 미군. /AFPBBNews=뉴스1


22년 전인 2001년 10월 7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미국은 같은 해 벌어진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카에다를 지원하는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은 21세기 최초의 전쟁이자,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다. 미국은 2021년 8월까지 무려 20년간 전쟁을 지속했고, 이는 베트남 전쟁(8년)의 2배가 넘는 기간이다.



전쟁의 도화선이 된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5월에 숨졌다. 알카에다를 이끌던 그는 미국의 '넵튠 스피어 작전'에 의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한 가옥 침실에서 사살됐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침공 약 한 달 만에 수도 카불 점령(2001년 11월 13일)에 성공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내 반(反) 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과 연합해 공세를 취했다. 이에 탈레반 군대는 제대로 된 반격도 못 한 채 수도를 내줬다.



미군 헬기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향해 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미군 헬기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향해 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결국 탈레반 정권은 수도를 뺏긴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2001년 11월 19일 UN 사무소 측에 항복 의사를 전달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001년 12월 14일 미국은 공식적으로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후 탈레반 정권은 사실상 와해했고, 일부 세력만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산악지대로 숨어들었다. 12월 22일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임시정부 수립이 결의됐고, 주요 도시는 미군 장악하에 놓였다.

미국은 무려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주둔시키며 안정화 작전에 돌입했다. 이 기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들인 국방비는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안에서도 "지리적으로 직접적 관계가 없는 곳에 인적, 물적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8월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수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8월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수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2021년 8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침공 20년 만에 미군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직접 연설에 나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전쟁 임무가 아니라 구호 임무였다"며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미군과 외교관, 정보 전문가들이 보여준 뛰어난 기술과 이타적 용기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철수는 (미국이) 타국의 재건을 위해 군사적 노력을 투입하는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안정화 작전으로)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을 공격할 수 없게 했다. 더 이상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임무는 뚜렷한 목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21년 8월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유해 귀환식에 참석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21년 8월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유해 귀환식에 참석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당시 미군 철수를 두고 "참담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전부터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은 철수를 시작하고 있었다.

미군 등의 철수를 틈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고, 2021년 8월 15일 결국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붕괴하면서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 민주국가 건설을 위한 미국의 20년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WSJ 등은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미국이 큰 손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과정에서 숨진 미군은 2460여명으로 집계됐다. 수조달러에 달하는 예산도 투입됐던 만큼, 미국은 막대한 인적·물적 손실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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