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경의 국어문법 육필원고 복제본/사진제공=국가기록원
'국어문법'은 주시경 선생이 지은 문법책으로 현대문법의 종합적인 체계를 개척해 오늘날 정서법(맞춤법)의 기틀을 마련한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기본이론을 세운 책이다. 국어문법 연구의 최초로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모음을 '읏듬소리'로 고친 흔적과 문법용어의 순 한글 표기 시도 등 대한제국 시기 국어학 연구를 집대성한 자료이다. 육필원고는 국어문법 출간 한 해 전인 1909년 7월에 완성됐고 2012년 12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이번 작업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사용했고, 원본과 가장 유사한 이미지 재현을 위해 고해상도로 스캔한 이미지는 세밀하게 편집한 뒤 디지털로 인쇄를 했다. 특히 표지는 원본과 똑같이 얼룩의 위치와 색상까지 맞춰 인쇄했다. 인쇄한 표지는 전통 방식으로 밀랍을 칠한 후 능화판에 밀돌로 밀어 능화문을 재현했다. 책을 묶기 위해 사용한 책끈은 꼭두서니 등 전통 염료를 끓여 염색한 후 사용했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우리 말글 역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더욱 안전하게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복제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복제된 기록물은 전시 등을 통해 많은 국민이 관람하고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병필 국가기록원 원장은 "이번 '국어문법' 육필원고의 복제로 우리나라 국어학 연구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국가적으로 소중한 기록유산들이 훼손되지 않고 안전하게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