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프세미 "27조 납축전지→LFP 배터리로, 글로벌 프로젝트 준비 중"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3.08.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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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수 알에프세미 리튬사업본부 본부장이 기업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알에프세미현덕수 알에프세미 리튬사업본부 본부장이 기업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알에프세미


"알에프세미는 연간 1억8000만개의 32700 LFP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준비된 이차전지 사업자입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동남아, 유럽 국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본진 알에프세미 (2,965원 ▼135 -4.35%)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신사업 3270 원통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업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4월 최대주주가 알에프글로벌(구 진평전자)로 변경된 뒤 처음으로 열린 공식 기업설명회다.



구 대표는 "이차전지 사업이 성과를 보이려면 일정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냐. 알에프세미에 지난 4월 조인한 뒤 LFP 배터리 사업 매출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알에프세미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과 반도체소자(ECM칩) 등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약 3개월간 지배구조 개편과 신사업 인력 강화 등을 진행했다. 알에프글로벌이 국내 지주회사로 알에프세미와 홍콩진평을 지배하고, 향후 알에프글로벌→홍콩진평→상해 및 산시진평으로 수직계열화할 계획이다.



대표이사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트루벤인베스트먼트와 브릿지스톤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한 구본진 대표가 선임됐다. 또 박광희 클라리우스 아시아본부 총괄(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알에프세미는 산시진평이 가진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3270 원통형 리튬인산철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지만,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최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한 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현덕수 리튬사업본부 본부장은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보급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LFP 배터리 탑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3사가 최근 LFP 개발 및 상용화를 착수했고, 우리 정부도 LFP 연구개발에 자금지원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국 자본 및 설비로 LFP 배터리 생산…품질관리로 제품 신뢰성 확보
현 본부장은 알에프세미에서 공급되는 LFP 배터리에 대해 △자본, 연구/생산 인력 및 핵심 생산공정 등을 모두 한국에서 주도, 제품을 생산하고 △제조실행시스템(MEWS)을 통한 품질 관리로 제품 신뢰성을 확보한다고 강조했다.

산시진평은 개발한 LFP 배터리가 2019년부터 전기 오토바이,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기 버스에 적용됐다. 또 올해 8월 말 고출력, 긴 수명 신제품(K1)을 양산 출시해 글로벌 공략을 추진 중이다. 알에프세미가 영업할 제품은 K1이다.

특히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 △고온 및 저온 특성 향상 △고속 충전 등 LFP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 중이라고 강조했다. K1은 30분 이내에 80%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2000회 이상의 수명 성능을 갖췄다. 회사는 수명과 고출력 부분을 개선한 A1 모델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알에프세미는 핸드폰, 노트북부터 내연기관 자동차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납축전지를 LFP 배터리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회사는 글로벌 산업용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27조원, 국내 시장만 3133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미니 트럭, 전기 스쿠터, 캠핑용 배터리팩, 가정용 ESS, 지게차 등 적용 영역이 다양하다고 현 본부장은 전했다.

그는 "기존 납축전지가 적용되는 분야를 고효율, 긴수명의 LFP배터리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32700 LFP 셀을 이용해 국제 규격에 만족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저변 확대하여 LFP 배터리 전문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에프세미는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LED 사업부를 알에프엘이디(RFLED)로 물적분할 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 영업적자를 해결하고, 안정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LED 사업부 물적분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차전지, 반도체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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