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웃돈 실적에도 깨진 7만전자…증권가는 "하반기 실적 개선"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7.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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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

삼성전자가 2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잠정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2% 넘게 내려 '7만전자'가 다시 깨졌다. 14년 만의 최저 실적이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지수도 하락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

14년만의 최저 분기 실적…예상치는 크게 웃돌아
/사진=뉴스1/사진=뉴스1


7일 오전 11시47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37%) 내린 6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1092억원, 기관이 654억원 가량 순매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우 (64,300원 ▼400 -0.62%)는 1.35% 하락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를 보인 것은 지난 5월26일 이후 40여일 만이다. 감산과 재고 감소에 따른 업황 반등 기대감에 상반기 동안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 4일 장 중 고점 7만3600원을 기록한 이후 소폭 조정 받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내리고 있는 것은 올 2분기에 14년 만의 분기 기준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액은 60조원으로 같은 기간 22% 줄었다.



이는 2009년 1분기의 5900억원 이후 최저 분기 실적이긴 하지만, 사실 시장의 전망치는 크게 뛰어넘은 '깜짝실적'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2818억원이었다.

하반기 실적 개선 시동 건다…D램 점유율 상승 전망
/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사진=뉴스1(삼성전자 제공)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과 기관 등의 매도에 삼성전자가 큰 폭 하락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상반기 업황 저점을 지나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올 2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도 이미 예상한 바 있다. D램 출하가 증가했고,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등에서의 보수적 마케팅 비용 집행 등으로 비용 통제 효과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되면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 감산 효과 본격화, 저점 통과 중인 출하 등으로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황 개선을 이끄는 핵심은 DDR5, HBM3 등의 고부가 메모리의 양산 본격화다. DDR5의 D램 내 매출액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고 , 높은 재무적 여력으로 D램 시장 점유율도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 주가는 1개월간 1.1%, 연초 이후 31.5% 상승해 경쟁사 대비 부진했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시장 진입 본격화와 미래 성장 핵심인 D램 및 파운드리 사업의 개발실장 교체에 따른 경쟁력 제고는 최근 경쟁사와 벌어진 주가 격차를 해소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임 D램 개발실장은 D램 설계 20년 이상 경력의 핵심 엔지니어로 선제적 제품개발과 신속한 의사결정에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HBM3 공급 본격화가 기대되고 2세대인 HBMP의 연내 출시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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