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침해 감시대상국'에서 '지재권 보호선도국'으로… TIPA가 이끌다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2022.12.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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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융합 불법 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하는 정남기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회장 인터뷰

편집자주 국제우편과 특송을 통한 짝퉁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무역관련지식재산권협회(이하 TIPA)의 역할 또한 커지고 있다. 정남기 TIPA 회장은 2007년 TIPA 창립을 주도하고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가 '지식재산권 침해 감시대상국'에서 세계적인 지재권 보호 선도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해왔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짝퉁(감정) 세계의 뒷면을 들여다봤다. 정남기 회장과의 대담은 세밑인 12월 28일 TIPA에서 윤병훈 머니투데이 전무와 진행됐으며 신재은 에디터가 배석하고 기록했다.

정남기 TIPA 회장. 우리가 일상으로 쓰는 '순정품'이라는 용어와 개념은 정남기 회장에 의해 정착됐다. 정남기 TIPA 회장. 우리가 일상으로 쓰는 '순정품'이라는 용어와 개념은 정남기 회장에 의해 정착됐다.


Q. 다소 엉뚱한 질문이지만, 명품이 있어야 그것의 짝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 간에 기억될만한 명품과 짝퉁이 관련된 사건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A. 하나를 꼽으라면 약 400년 전의 복제약 '조선 청심환'을 들겠습니다. 청심환의 원조는 중국인데, 조선이 복제한 청심환은 우황 등 고급 약재를 더해 중국산보다 약효가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당시 청나라에서 그 명성이 얼마나 자자했는지는 1819년(순조19년) 김매순(金邁淳)이 지은 <열양세시기>에 "중국 북경 사람들은 조선 청심환이 다 죽어 가는 병자를 다시 살아나게 한다는 신단(神丹)이라 하여, 우리 사신이 북경에 들어가기만 하면 왕공, 귀인들이 모여들어 구걸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고 기록된 사실로도 알 수 있습니다.



Q. 짝퉁 청심환이 등장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A. 신기하게도 당시의 조선 청심환이 영향을 끼친 국내외 사회현상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보이는 온갖 명품 신드롬들과 거의 일치합니다. 뇌물로도 쓰이고, 가짜가 제조 유통되면서 가짜를 감정하는 방법과 기관이 생겨나고, '오픈 런'(매장 문을 열 때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것) 등의 품귀현상까지 빼닮아 있습니다. 조선 청심환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비싸고, 쉽게 구하기 어려웠기에 그것을 갖기 위한 욕구는 점점 더 커졌을 것입니다. 이러한 욕구를 이용해 사행(使行)에 참여한 하인이나 상인들이 가짜 청심환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1860년(철종11년) 청에 다녀온 박제인(朴齊寅)은 <연행일기燕行日記>에서 청심환이 '신약'이 된 것은 하인배들의 상술에서 나온 것이라 했습니다. 오늘날의 명품과 짝퉁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일치합니다.



Q. 당시에는 조선 인삼도 청심환 못지않게 청나라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둘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A. 점차 가짜 조선 청심환의 유통이 늘어나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짜를 복용하고 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고, 진위를 두고 싸움이 나기도 했습니다.

청나라 사람들은 조선 청심환을 점점 믿지 않게 됐고, 이후 중국에서는 조선 청심환의 인기가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인삼 브랜드가 중국인에게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조선의 인삼은 품질이 좋았고, 새로운 제조법을 통해 홍삼을 만들어 내 짝퉁이 발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천세관의 TIPA 지식재산권 상설감정장. 2019년 유럽연합지식재산청, OECD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짝퉁 거래량의 70%가 우편, 특송 등 소화물로 거래된다.인천세관의 TIPA 지식재산권 상설감정장. 2019년 유럽연합지식재산청, OECD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짝퉁 거래량의 70%가 우편, 특송 등 소화물로 거래된다.
Q. 짝퉁의 제조와 유통이 국가의 위상과 연결돼 보입니다.

A. 하나의 명품이 탄생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쇠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가짜를 만드는 것은 남의 창조물을 훔치는 도둑질과 같은 것이고, 그걸 사고파는 것은 도둑질을 돕는 것으로 공범 관계라 할 것입니다. 핸드백과 같이 비교적 단순한 가짜도 문제지만, 가짜 화장품이나 식품, 폭발 위험이 있는 불량 모조 전자제품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진짜를 만드는 사람들 의욕을 꺾어서 창조적 경제발전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단속을 해야 창조적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그래야 지속 가능한 발전도 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짝퉁 하나 산다고 뭐가 그리 대수인가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면 선진국이라거나 존경받는 나라는 되지 못할 것입니다.

Q. 그런 점에서 TIPA는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위한 조직입니까?

A. TIPA는 창조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공익 사단법인입니다. 국내외 지재권사, 지재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국내 유통사와 수출입 회사들이 모여 만든 민간단체이기도 합니다.

지식재산권은 고도의 지적 창조물 중에서 재산적 가치가 있어 국가적으로 보호하는 권리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산업분야의 상표권o디자인권o실용신안권o특허권, 농업분야의 품종보호권, 문화분야의 저작권이 그것입니다. 이들 지재권과 관련된 기관으로는 발명을 장려하는 기관과 발명 후 특허청 등에 등록된 권리를 보호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발명 장려 기관으로는 민간분야에 각종 발명협회, 한국지식재산협회가 있고, 공공기관으로 한국발명진흥회가 있습니다. 권리 보호 기관으로는 전반적으로는 경찰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있고, 무역분야에 특화된 기관으로는 관세청과 TIPA가 있습니다. 또한 발명 장려와 권리 보호 양 부문을 모두 담당하는 집행기관으로 특허청이 있고, 국가적으로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있습니다.

Q. 그렇다면 TIPA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습니까?

A. TIPA의 역할에 대하여 협회 정관은 지식재산권 보호활동을 통한 지재권자 및 소비자 보호와 지식재산권 보호 선진국 실현 회원의 권익 및 친목 도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한 대표적인 역할을 예로 들면 공공분야에서 전국세관과 협력해 통관단계에서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단속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입 또는 수출 통관 과정에서 세관이 지재권 침해가 의심되는 물품을 적발하면 지재권자가 위조품 여부를 원활히 감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부 세계적 브랜드 위조 혐의 물품에 대하여는 그 회원사로부터 일부 위임을 받아 TIPA가 직접 감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개소한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 내에 위치한 상설 감정장. TIPA 전문가 또는 지재권자가 세관이 지재권 침해 의심물품으로 지정한 우편물의 진위 여부를 감정한다지난해 7월 개소한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 내에 위치한 상설 감정장. TIPA 전문가 또는 지재권자가 세관이 지재권 침해 의심물품으로 지정한 우편물의 진위 여부를 감정한다
민간분야에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회원사의 요청을 받아 유통사가 직접 수입한 물품이 세관 통관을 마친 후 시중에서 판매되기 전단계에서 TIPA가 직접 전수 검사를 실시합니다. 의심 물품에 대해서는 지재권자와 협력해 위조품 여부 감정을 실시함으로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부의 AI를 활용한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개발에 참여(2020~2023년 4년 계속 사업)하고 있고, 매년 정기적으로 전국 세관직원에 대한 위조품 식별 교육,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유통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합니다. K-브랜드가 해외에서 침해를 받지 않도록 외국세관에 보호 요청을 하고 단속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상반기부터는 중국에서의 지재권 보호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K-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지재권 침해 피해 조사 및 단속, 나아가 소송단계까지 지원할 계획입니다.

Q. 듣고 보니 우리 사회에서 TIPA가 갖는 위상이 중대하다고 생각됩니다.

A. 그렇습니다. 지재권 보호는 단순히 경제적 가치에서만 접근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는 위조품 제조업자들이 벌어들인 블랙머니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단순히 과시나 재미로 짝퉁을 소비한다고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짝퉁을 테러리즘까지 연결하여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벌도 강력해지고 있고요.

Q.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OECD 국가 중 어느 정도입니까?

A. 우리나라도 사실 얼마 전까지 가짜 명품 브랜드 수출국으로 지목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재권 보호 선진국 대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TIPA의 역할도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2월 23일, 미국 상공회의소 산하 글로벌혁신정책센터(GIPC)가 발표한 2022 국제지식재산지수를 보면 종합점수에서 일본은 6위, 한국은 12위입니다. 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일본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특허와 상표권, 시스템 효율성 부문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의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디자인권, 영업 기밀, 지식재산권 자산의 상업화, 국제 조약 가입 및 비준 등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한국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이 특허와 영업 비밀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의 근거를 강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한국 특허 표준은 대체로 국제 모범사례와 일치한다며 소프트웨어를 제외한 온라인·디지털 저작권 보호가 강한 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약점으로는 해외 지적재산 소유자를 차별하는 일부 시장 접근 장벽과 번거로운 라이선스 등록 요건 등을 꼽았습니다.

TIPA는 12월 23일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무역관련 지식재산권보호 협력기관으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다 TIPA는 12월 23일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무역관련 지식재산권보호 협력기관으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다
Q. 우리가 지재권 보호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게 된 데에는 TIPA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A. 앞에서 언급한 미국상공회의소 산하 글로벌혁신정책센터(GIPC)가 발표한 국제지식재산지수를 보면 종합점수에서 한국은 12위입니다. 그러나 특허와 상표권 분야로 한정하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K-팝을 비롯한 국내 방송·영화 등의 인기로 한국산 음향 영상과 관련된 콘텐츠 수출이 급증한 것이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TIPA는 그간 보호 권리를 상표권 중심에서 디자인권 등 다른 권리도 균형있게 보호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 확대하고, 보호 대상 물품도 의류·잡화류 위주의 단속을 전자제품·자동차부품류·화장품류·완구류 등 소비자 안전 관련 품목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수입 물품 위주의 단속 활동을 넘어 K-브랜드 수출 물품 보호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추진하고, 또한 IT 혁신 기술을 활용한 침해 물품 검사기법 고도화한 것이 국가적 신뢰도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GIPC의 2021년 국제지식재산지수 보고서(263p)는 한국 세관이 지재권자(TIPA)와 협력해 시행 중인 우편 및 특송편 반입 소량화물 짝퉁 단속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19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5차 인터폴 IP범죄 단속기관 회의 2022년 9월 19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5차 인터폴 IP범죄 단속기관 회의
Q. 지재권 보호에 관한 최근의 국제동향은 어떻습니까?

A. 금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15차 인터폴 IP범죄 단속기관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참석한 글로벌 브랜드사의 브랜드 보호 책임자들이 우리 협회와 세관을 방문하여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면 소위 IP 선진국 세관은 아직도 대량화물 중심으로 단속한다고 합니다. 한국은 대량화물은 물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소량의 전자상거래물품에 대하여도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량화물에 포함된 위조품보다 소량화물 위조품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국을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소량화물 위조품의 급증에 따라 TIPA는 지난해 7월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 내에 상설 감정장을 개설한 바 있고, 올해 4월부터는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도 상설 감정장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출입 물량이 많은 인천항만의 세관 검사장과 평택세관에도 감정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다른 어느 나라에도 민간단체가 세관 내부에 감정장을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위조품 여부 감정을 근접 지원하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Q. 가까운 시일 내에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보호 분야에서 혁신의 계기가 될 게임체인저가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디지털 대전환의 거대한 물결은 지재권 보호 분야에서도 혁신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적 브랜드사가 자체적으로 자사 제품의 정품과 위조품을 식별하는 AI형 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앱 개발 전문회사인 entrupy社, neural squared社 등도 상업적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있어서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AI형 앱은 정품 사진 등 데이터와 다양한 위조품 사진 등을 기계 학습해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AI형 앱이 내장된 전화기로 감정 물품을 촬영하면 정품인지 위조품인지를 나타내주거나 정품과 유사도를 제시해주는 방식입니다. 이를 근거로 감정자가 판단합니다만, 불확실한 경우 재삼, 재사 정밀검사를 진행합니다. 인간의 오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신속한 감정이 가능하고,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면 숙련도가 낮은 사람도 정확한 감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단계로 대부분의 지재권자들은 아직도 자사 전문가의 오감에 의한 감정을 실시하면서 블록체인과 AI기술을 응용한 지재권 보호 방안을 발전 시켜나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Q. AI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은 국내외 많은 기업이 개발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복투자가 아닌지 우려됩니다.

A. 이 분야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까지 다양한 기술과 역량 개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현재 정부협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AI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개발 사업은 TIPA가 제안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실제 디자인권 보호를 능동적으로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시도일 뿐만이 아니라 국내·외 지재권자들이 모두 큰 관심을 갖고 성공적으로 개발 및 적용되기를 바라는 시스템입니다. 그 디자인권은 식별 방법 자체가 상표권(앞서 예시로 설명한 AI들은 여기에 해당)과 다르고, 지재권자가 등록한 도면을 학습해 실제 현품 중 침해 가능성이 있는 디자인권 침해물품을 식별해내는 기술을 목표로 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정부 차원이든 민간 차원이든 '지식재산권 보호' 역사에 있어서 큰 획을 긋게 되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전자상거래방식으로 수출입되는 소량화물에 대해 실시 중인 지재권 보호 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것 이상으로 말입니다.

또한 TIPA는 정부 기관의 AI융합 사업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민간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표권 침해 물품 적발 지원을 위한 AI 시스템을 개발해오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해당 AI시스템을 활용해 실제 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Q. 전세계 짝퉁시장은 현재 어느 정도 규모로 추산됩니까?

A.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2016년 기준 전 세계 짝퉁 상품 거래 규모는 5천 90억 달러(575조 원)로, 2013년 4천 610억 달러보다 10% 넘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2.5%에서 3.3%로 커졌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면 짝퉁이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짝퉁 제조자는 마약 제조자보다 많은 수익을 내면서 처벌은 가볍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관의 위조품 단속 통계를 보면 2017년 11,384건 91톤 규모에서 2021년 29,190건 105톤으로 건수는 156% 순증하고, 중량은 15% 순증했습니다. 여기서 중량 보다 수입 건수가 대폭 증가했다는 것은 개인들의 특송이나 우편을 통한 소량의 위조품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2년 4월 27일 람다256, 피노키와랩과의 블록체인 기반 AI형 지재권 보호 정보시스템 개발 협약식2022년 4월 27일 람다256, 피노키와랩과의 블록체인 기반 AI형 지재권 보호 정보시스템 개발 협약식
Q. 무역 관련 지재권 보호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장·단기 정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2011년 지식재산기본법이 제정됐고 그에 의거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설치됐습니다. 정부에서는 공동위원장인 국무총리 외에 13명의 장관급 인사가 참여하고, 민간부문에서는 공동위원장 1명과 18명의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지식재산권 창출과 보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정책으로는 2022년~2026년까지 시행하는 제3차 국가 지식재산 기본계획이 있습니다. 이 계획은 5대 추진전략, 16대 추진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5대 추진전략은 1)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핵심 IP 창출 활용 촉진 2) 전략적 IP 보호 체계 강화 3) IP 기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4) 신한류 확산을 선도하는 K-콘텐츠 육성 5) 글로벌 IP 선도국가 기반 조성입니다.

단기정책으로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차원의 "국가 지식재산 시행계획"이 있으며, 여기에는 2022년도 계획으로 112개 추진과제를 포괄해 특허청, 관세청 등 각급 기관이 집행하고 있습니다.

Q. 회장님은 짝퉁의 제조와 유통이 근절될 수 있다고 여기시나요,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저는 완전한 근절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통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근절이 어려운 이유는 심리적 측면에서 허영심, 과시욕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본능이 아닌가 합니다. 가짜 명품 소비, 논문 표절 같은 것도 모두 자기를 본래보다 위대하게 보이기 위한 허영심 또는 과시욕 때문이라 보면, 완전한 근절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소득층의 과시적 소비자는 낮은 가격의 상품을 소비하지 않으며, 남들과 대비돼 우월감을 얻기 위해 고가의 사치재를 소비합니다. 따라서 사치재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구매자 또한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과시적 소비 행태는 고소득층에서 중소득층으로 전파되고, 저소득층에서는 짝퉁 소비로 이어집니다.

제도적 측면에서 짝퉁이 줄지 않는 원인 중의 하나로 소비자를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조품을 제조, 유통, 판매하는 사람은 처벌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소비하기 위해 구입하는 사람을 처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소비자도 처벌한다고 합니다. 소비자 처벌이 없어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짝퉁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있다고 민생범죄가 근절되는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생범죄 근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경찰의 인원을 늘리고 처벌을 강화하면 민생범죄가 줄어들 가능성은 커질 것입니다. 짝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짝퉁에 대한 경각심과 정부의 정책과 이를 소비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의식을 높일수록 짝퉁 소비의 정도와 그로 인한 치명적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오랜 시간 자세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끝으로 고객사와 시민께 협력이나 당부의 말 부탁드립니다.

A. TIPA는 통관단계에서 많은 지식재산권자들과 협력해 짝퉁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지재권자들이 아직 TIPA와 협력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TIPA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브랜드사들은 최근 소량화물로 반입되는 짝퉁 적발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TIPA와의 적극적 협력으로 단속 효과를 높일 것을 권장합니다.

TIPA가 국내 유통사와 손잡고 실시 중인 검사 - 세관 통관 후 판매 전 수입물품 검사 - 에서 5% 수준의 짝퉁이 적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위 명품을 취급하는 수입사 유통사는 TIPA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서 소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길 당부드립니다.

한편 TIPA는 국내 지재권자 중 중국 내에서의 지재권 침해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2023년부터 중국에서의 침해 피해 조사, 민관합동 단속, 소송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할 계획이므로 이를 적극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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