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못할 목표 줘"…中 유명 IT업체, 직원해고 기술 유출돼 논란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05.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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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빌리빌리 홈페이지/사진=빌리빌리 홈페이지


중국 최대 동영상업체 빌리빌리가 내부회의에서 밝힌 '직원 해고 기술'이 중국 인터넷에 공개된 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기업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감원에 나섰다.

31일 21세기경제보도는 지난 27일 인플루언서인 왕뤄베이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웨이보에 빌리빌리 임원이 직원해고 테크닉을 밝힌 46분 분량의 내부회의 녹취록을 공개한 후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리빌리는 중국 최대 동영상업체로 유튜브 접속이 불가능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스닥 상장 이후 2018년 10달러대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해 2월 153달러까지 급등했지만, 규제 강화 및 실적 우려로 지난 27일 21.25달러로 급락한 상태다.

46분 분량의 내부회의 녹음이 주목을 받은 후, 빌리빌리의 한 직원은 "내가 내부회의를 녹음했으며 회사 상사의 올바르지 않은 발언을 회사 내부에 신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인터넷을 통해 밝혔다.



녹음에서 회사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해고, 감원할 수 있는지' 그리고 '비용을 줄이고 실적을 늘릴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파일에 담긴 여러 해고 기술 중에는 "달성할 수 없는 PIP 목표를 설정해서 PIP 심사를 통과 못하면 해고하기" "반드시 그에게 능력이 부족하다고 명확히 인식시키기" 등이 대표적이다.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는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성과개선 프로그램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고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관계자는 팀장들에게 "말을 안 듣는" 직원을 기회를 봐서 내보내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1년 동안 이미 여러 직원들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녹음을 공개한 빌리빌리 직원은 회사 상사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회사 내부에 신고했으며 46분 분량의 녹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신고를 접수한 후 그에게 연락을 취하자, 그는 인터넷에 올린 녹음 파일을 삭제했으나 이는 이미 외부로 빠르게 퍼진 상태였다.

빌리빌리는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7억8080만 위안(약 1조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나 20억9580만 위안(약 39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실규모가 전년 동기(8억4370만 위안) 대비 2배 넘게 커졌다. 올해 계속해서 빌리빌리의 감원설이 제기됐으나 회사는 부서간 업무조정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AFPBBNews=뉴스1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AFPBBNews=뉴스1
한편 최근 빌리빌리뿐 아니라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업체의 감원도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으로 게임, 사교육 분야의 고성장 시대가 끝나면서 많은 중국 인터넷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234억 위안(약 4조4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했다고 밝히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1분기 매출액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텐센트는 3월부터 감원에 나섰는데, 실적 악화폭이 예상을 넘어서자 인력 구조조정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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