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인수전 뛰어든 이마트24…세븐일레븐 넘어 '넘버3' 노린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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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톱 인수전 뛰어든 이마트24…세븐일레븐 넘어 '넘버3' 노린다


한국미니스톱 매각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편의점 업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온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이마트24가 업계 3위 도약을 위해 미니스톱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한국미니스톱 매각 예비입찰에 이마트24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입찰에는 넵스톤홀딩스,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등 사모펀드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편의점 업계에선 이마트24가 유일하다.



이마트24는 지난해 기준 전국에 5169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1만501개)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점포 수가 적다. 따라서 이마트24의 이번 인수전 참여는 미니스톱이 보유한 2603개 점포를 흡수함으로써 점포 수를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편의점 업계 3위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편의점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트24 입장에선 미니스톱 인수가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이미 국내 주요 지역에 경쟁업체들이 포진된 데다가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규약으로 신규 점포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마트24가 최근 기존에 운영 중인 고정 월회비 방식 모델 외에 로열티 방식의 모델을 새롭게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신규 출점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었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정 월회비 방식으로 수수료를 받아왔는데, 고정지출 부담이 커 진입 장벽이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로열티 방식을 추가해 가맹점주 확보에 나선 셈이다.

반면, 이마트24와 함께 유력 인수 후부로 언급됐던 세븐일레븐은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점포를 확보하면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CU·GS25와도 점포 수 경쟁이 가능하며 이마트24와의 격차도 벌릴 수 있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븐일레븐이 최근 점포 수 늘리기보다 점포당 매출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더라도 점포 수가 2000여개 이상 차이나 당장은 위협이 되지도 않는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세븐일레븐은 2000년과 2010년에도 각각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바 있는데, 합병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합병 이후 일부 가맹점주들이 경쟁업체로 이름을 바꾸면서다. 이번 미니스톱 인수 과정에서도 2000여개 점포 중 일부를 경쟁사에 빼앗길 우려가 있다.

물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 1~3위로 비교되던 세븐일레븐으로서는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늦게나마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1~2위와 3~4위의 경쟁으로 비교되고 있는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3위 경쟁을 함께하던 세븐일레븐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업계 3위를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합병 후 이탈하는 가맹점주들을 고려하면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점포 수를 기준으로 하는 편의점 업계 순위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력 면에서는 최근 이마트24가 세븐일레븐을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점포 수마저 비슷해질 경우 장기적으론 세븐일레븐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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