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오른쪽) 민정수석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7.15.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일본 국력, 분명 한국 국력보다 위"라며 "그러나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 외교력 포함, 현재 한국의 국력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시기나 '병탄'(倂呑)을 당한 1910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자신감을 가질 것도 강조했다.
아울러 '~하지 않으면 친일파'라는 논리가 과격하다는 데 대한 해명 성격이 있다. 지금은 '경제전쟁' 중이며 이런 특수한 국면에서 국민의 일치된 대응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의 법률 보좌가 업무 중 하나인 민정수석"이자 "그 이전에 법을 공부하고 가르쳐 온 법학자로서"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그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이다.
◇대통령 호위무사 자처 '뉴 민정수석'= 조 수석은 이처럼 법률과 사정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걸 넘어 대중적 활동까지 적극적이다. 새로운 민정수석의 롤을 탄생시킨 걸로 풀이된다.
일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현 노무현재단이사장)이나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처럼 '대통령을 믿고 대신 싸워주는' 스피커 역할로 조 수석을 본다. 조 수석은 "욕 먹을 걸 알면서도 하는 걸 이해해 달라"고 주변에 말한 걸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민정수석의 소셜미디어(SNS) 활동부터 변함없이 논란이다. "친일파"라는 표현도 논쟁적이다. 실제 그는 보수진영, 특히 자유한국당이 타깃임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글에서 "일본의 궤변을 반박하기는 커녕, 이에 노골적 또는 암묵적으로 동조"한다거나 "소재 국산화를 위한 추경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또 "전통적으로 ‘우파’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인데, 한국에서는 정반대"라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이 추경 통과를 막아서고 있다는 기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친일"이라고 21일 말했다는 보도도 인용했다.
무엇보다 조 수석은 차기 법무부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이 그를 단순히 학자출신 민정수석으로 여기기 어려운 조건이다. 한국당, 바른미래당은 20일 논평을 통해 조 수석을 비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북(2019.7.21)
법률적으로 '배상(賠償)'은 불법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갚는 것이고 '보상(補償)'은 적법 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갚는 것이다. 조 수석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를 받았지만 이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배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에도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민관공동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다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안 되지만 한국인 개인이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함을 확인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근래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에서 이 점에 대해 무지하거나 또는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도 말했다.
선명한 논리였지만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는 대목이 야당의 반발을 샀다.
조 수석은 밤 11시경 일본 정부의 정치적, 법적 논리를 요약한 글을 쓰고 "문제는 이러한 논리에 부분적, 전면적으로 동조하면서 현 사태의 책임을 한국 대법원과 문재인 정부에 돌리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선 글의 '친일파' 표현에 보수 야당이 반발하자 여기에 재반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