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난 반댈세"…'매파'의 반격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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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뉴욕브리핑] FOMC에 '금리인하 반대' 최소 2명…이달말 금리인하 폭 0.5%p 대신 0.25%p 유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경제성장이 꽤나 강하고 만족스럽다.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아주 가까이 갈 것이다. 우린 많은 행동을 취할 상황에 있지 않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등의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이달말 0.5%포인트 수준의 '통 큰' 금리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이 뒤통수를 맞았다. 매파(통화긴축주의자)가 추가로 등판했고,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는 한발 뒤로 뺐다.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로젠그렌 총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동결론을 설파했다. 이로써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위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이달말 금리인하를 반대한 위원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났다.



여전히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비둘기파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0.5%포인트 정도의 대폭 인하는 매파의 반발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셈이다.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그 폭은 0.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가 유력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리의 말을 인용, "연준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0.5%포인트 인하는 아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3인자이자 FOMC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퍼 비둘기'(강경 통화완화주의)적 발언에서 살짝 물러나며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18일 뉴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윌리엄스 총재는 "재앙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고통의 첫 징조가 보일 때 금리를 낮추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이 발언은 연준이 오는 30∼31일 FOMC에서 공격적으로 0.5%포인트 등 대폭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피며 뉴욕증시의 반등을 끌어냈다.

그러나 이튿날 뉴욕연은은 한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연은 대변인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학술적 연구를 인용할 것일 뿐 다가오는 FOMC의 정책적 조치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욕연은이 진화에 나서면서 이달말 대규모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급격하게 사그라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9일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7.5%로 대부분이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2.5%에 그친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이 나온 전날엔 반대로 금리를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은 30%에 불과하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70%에 달했다.

50bp의 '더블샷' 금리인하 기대가 저물면서 지난주(15∼19일) 뉴욕증시는 주간 기준으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 내렸고,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2% 떨어졌다.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을 맞아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기업 실적과 미중 무역협상에 쏠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는 올 2/4분기 S&P500 소속 기업들의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약 3%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US뱅크프라이빗자산운용의 제프 지퍼 상무는 "대개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게 형성돼 있을 때 실제 실적은 기대치와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살짝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니콜라오스 패니거초글루 애널리스트는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올해 중 부분적으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5일엔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금리 결정의 주요 판단 기준인 고용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6일엔 2/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가 발표된다. 1/4분기 3.1%에서 약 2.1%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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