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달말 0.5%포인트 수준의 '통 큰' 금리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이 뒤통수를 맞았다. 매파(통화긴축주의자)가 추가로 등판했고,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는 한발 뒤로 뺐다.
여전히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비둘기파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0.5%포인트 정도의 대폭 인하는 매파의 반발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셈이다.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그 폭은 0.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가 유력해 보인다.
연준의 3인자이자 FOMC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퍼 비둘기'(강경 통화완화주의)적 발언에서 살짝 물러나며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18일 뉴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윌리엄스 총재는 "재앙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고통의 첫 징조가 보일 때 금리를 낮추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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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총재의 이 발언은 연준이 오는 30∼31일 FOMC에서 공격적으로 0.5%포인트 등 대폭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피며 뉴욕증시의 반등을 끌어냈다.
그러나 이튿날 뉴욕연은은 한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연은 대변인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학술적 연구를 인용할 것일 뿐 다가오는 FOMC의 정책적 조치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욕연은이 진화에 나서면서 이달말 대규모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급격하게 사그라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9일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7.5%로 대부분이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2.5%에 그친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이 나온 전날엔 반대로 금리를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은 30%에 불과하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70%에 달했다.
50bp의 '더블샷' 금리인하 기대가 저물면서 지난주(15∼19일) 뉴욕증시는 주간 기준으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 내렸고,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2% 떨어졌다.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을 맞아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기업 실적과 미중 무역협상에 쏠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는 올 2/4분기 S&P500 소속 기업들의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약 3%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US뱅크프라이빗자산운용의 제프 지퍼 상무는 "대개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게 형성돼 있을 때 실제 실적은 기대치와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살짝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니콜라오스 패니거초글루 애널리스트는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올해 중 부분적으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5일엔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금리 결정의 주요 판단 기준인 고용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6일엔 2/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가 발표된다. 1/4분기 3.1%에서 약 2.1%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