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 프랜차이즈에 국내 업체임을 나타내는 홍보물이 내걸렸다.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점심시간에 무료 국산맥주 서비스 등도 담겼다. /사진=이재윤 기자
주점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매운동 지지 문구와 음료 서비스를 내걸었다"고 했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이유도 있겠지만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놨다.
일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업주들까지 눈치를 봐야 한다고 한다.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일부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개념업소'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밥벌이를 포기할 순 없어서다.
서울 도심의 한 C이자카야 업주는 "방문한 손님 중에서도 '요새 이런 데서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일본의 역사적 반성과 책임 없는 행동에 실망감이 들지만, 당장 매출 걱정이 앞서는 게 자영업자의 현실이다.
광복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전략과 대책 토론회'를 마친 뒤 공동 결의문을 발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피해를 키우는 감정적인 불매운동이나, 소비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 관련 사용료(로열티)를 내는 경우가 드물고, 재료 구입·세금 등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지나치게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요식업계의 체질개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과거 일식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따라서 이번 불매운동의 타격이 큰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균형있고 신중한 자세로 일본 불매운동을 바라봐야 한다"며 "일본 관련 자영업자에겐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반드시 나쁘게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