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를 놓고 봐도 일본 수출은 4.7% 감소했으며 수입 감소폭은 이보다 적은 1.1%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 중국발 수요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때문이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10대 수출국은 중국, 미국, 한국, 대만, 홍콩 순이다. 올해 일본 수출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감소폭이 컸다. 상반기 일본의 대중 수출은 8.2% 감소했으며 대한국 수출은 11.1%나 쪼그라들었다. 일본의 10대 수출국 중 1위인 중국과 3위인 한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큰 폭 감소한 셈이다. 3분기 아시아 지역 수출 반등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도 만만찮을 것 같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계속해서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오히려 증가했으니 말이다.
실제로 일본 일각에서는 대미 무역흑자 증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제한과 일본 농산품 시장 개방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미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로 해당제품 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향후 자동차수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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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업 경기도 하락추세다. 6월 일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50에 못 미치는 49.3에 그쳤다. 5월 기록한 49.8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국 수출규제는 결국 일본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해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우리나라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일본의 10대 수출국 중 3위, 10대 수입국 중 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10대 흑자국 중 3위이기도 하다.
일본은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핵심 소재·부품 등 중간재와 기계설비 등 자본재의 핵심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통해 중간재를 무기화하면서 신뢰에 기반한 국제 분업구조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감소 추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일본의 수출감소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대미 수출 증가추세가 지속된다면 트럼프발 무역역조 시정 압박도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