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전격인하 '1.5%'…미국보다 앞서(상보)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한고은 기자 2019.07.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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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8개월만에 기준금리 인하…경제전망 촉각

한은, 기준금리 0.25%p 전격인하 '1.5%'…미국보다 앞서(상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시장 예상을 깨고 연 1.5%로 0.25%포인트(p) 인하됐다. 지난해 11월 1.75%로 인상된 지 8개월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기준금리를 내린 배경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반도체 수출 둔화와 일본 수출제한 조치 등 대내외 변수로 한국경제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1.5%로 인하했다.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시장보다 한 발 앞선 결정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채권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10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70%(지난달 97%)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응답자 30%(지난달 2%)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금리인하를 전망한 전문가가 늘어나긴 했으나 대다수가 동결을 전망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한국 경제상황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가 0%대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은은 지난 4월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며 수출 또한 '상저하고(하반기 회복)'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7월에 접어들어서도 회복 기미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7월 1~1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5억6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16억달러로 전년보다 14.0%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반도체 단가 하락 영향이 크다.

대외 불확실성 또한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이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휴전에 합의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수출을 규제하며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이 EU(유럽연합)에 대한 무역 공세를 강화하는 것도 세계경제에는 리스크 요인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 여파는 4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수입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것 또한 금리인하 배경이다. 미 연준 움직임을 확인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강한 메세지가 나왔다는 판단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0일(현지시각) 미 하원 금융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최근 몇 주간 경제전망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눌렀던 고용지표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30~31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정사실화했다.

관심은 한은이 이날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전망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관건은 인하 폭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2.4~2.5%로 발표했다. 시장은 한은이 2.3% 내외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부진, 1분기 성장률 잠정치(-0.4%) 등을 감안하면 예정된 수순이다. 4월 전망에서 적용하지 않은 추경, 일본 수출제재, 하반기 경기판단 등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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