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코픽스 첫 공시…대출이자 부담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07.1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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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0.25~0.30%p 하락 예상…대출한도 유지하면서 낮은 금리도 갈아타기 가능

新코픽스 첫 공시…대출이자 부담 줄어든다


시중은행들이 오는 16일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상품을 내놓는다. 현재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상품보다 금리가 25~30bp(1bp=0.01%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기존 대출자는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타면 대출한도를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자부담도 줄어든다. 반면 시중은행의 속내는 괴롭다. 손실을 감수하고 원하지 않는 상품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를 처음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는 현재 잔액기준 코픽스보다 20~30bp 낮아질 전망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신상품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다. 지금까지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만 포함했는데 새로운 코픽스에는 요구불 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결제성 자금) 등도 포함된다. 결제성 자금은 금리가 0%대로 매우 낮아 이를 포함하면 코픽스는 낮아진다.

시중은행은 공시된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를 반영해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대출상품 금리를 산정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은 낮아진 코픽스만큼 대출금리도 낮출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올해초 각 금융협회장과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부당하게 조정하는 등 제도 개선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코픽스 산출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코픽스와 실제 조달금리와의 차이인 리스크프리미엄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같은 사람이 같은 담보를 가지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도 16일에는 15일보다 30bp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다. 1억원을 빌린다면 연간 30만원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 은행들은 새로운 코픽스를 적용하면서 정책 취지에 호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코픽스를 적용해 대출금리를 낮췄다고 하면 이전에 대출금리를 더 높게 받았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괴로운 건 새로운 코픽스 상품이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신규 대출자 중 변동금리를 원하는 사람이 새로운 잔액 코픽스 상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대출자 중 새로운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타면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최대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한 이자절감 효과는 고스란히 은행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로의 갈아타기를 유도하기 위해 대환대출때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 대출한도를 유지해주기로 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고정금리 상품,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상품 등 대부분 상품을 대출한도 축소 없이 갈아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갈아타기 수요를 가늠할 수 없지만 새로운 코픽스 도입으로 일부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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