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금리인하를 예고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입이 뉴욕증시의 신기원을 열어젖혔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43.95포인트(0.90%) 뛰어오른 2만7332.0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48.10포인트(0.59%) 뛴 8244.14를 기록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3대 지수 모두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사상최고가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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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비둘기'(통화완화주의)로 돌아선 연준이 이달말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하면서 주식 랠리에 불을 붙였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연준 목표치인 2% 위로 끌어올리려면 2∼3번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며 연내 수차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전날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중립금리 수준이 생각보다 낮다"며 사실상 금리를 내리겠다고 못을 박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에도 미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에 앞서 서면 자료를 통해 "최근 몇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오는 30∼31일 FOMC를 통한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시장은 이달말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베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6.5%,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3.5%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전략가는 "연준이 금리인하로 향하는 '일방통행' 길에 들어섰다"며 "시장은 분명히 '연준과 싸우지 마라' 모드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어닝시즌' 돌입…이익 감소 예상
한편 다음주부터 뉴욕증시는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에 들어간다.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은행주들이 어닝시즌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장세를 꺾진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S&P500 소속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가 대규모 영업적자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15포인트(0.04%) 오른 386.85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20.91포인트(0.38%) 뛴 5572.86으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1만2323.32로 전일 대비 8.80포인트(0.07%) 내렸다. 영국 FTSE100 지수도 3.85포인트(0.05%) 하락한 7505.97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미국 금리인하 기대에 오름세로 시작했다. 그러나 장후반 다임러의 실적 경고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다임러는 2/4분기 약 18억달러(2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강보합세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센트(0.02%) 오른 6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밤 10시26분 현재 전장 대비 배럴당 41센트(0.62%) 상승한 66.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4% 내린 96.8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0.78% 상승한 온스당 1417.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