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강세장)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10년을 이어왔지만 아직도 힘이 남았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황소를 앞으로 잡아끌고 있다. 별로 기대할 것 없는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이 다가오지만 시장은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날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7.88포인트(0.85%) 뛰어오른 2만7088.0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49포인트(0.08%) 내리며 8196.04로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는 애플과 아마존을 빼고 모두 올랐다.
이날 백악관이 약값 인하와 리베이트 규제를 위한 방안을 철회키로 했다는 소식에 제약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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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금리인하를 거듭 예고했다. 그는 "중립금리 수준과 자연실업률 수준 모두 생각했던 것보다 낮다"며 "통화정책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완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나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 수준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기준금리를 낮출 여지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또 파월 의장은 "50년 전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지만 이젠 연결고리가 깨졌다"고 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역의 관계를 보인다는 '필립스 곡선' 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으로, 실업률이 더 낮아져도 물가상승률이 오르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역시 실업률을 더욱 낮추기 위한 금리인하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XM의 래피 보야지안 선임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들떠 있다"며 "파월 의장이 이달말 금리인하에 대한 확실한 암시를 줬다"고 했다.
전날도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에 앞서 서면 자료를 통해 "최근 몇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달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오는 30∼3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9.6%,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0.4%다.
지난달 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에 비해 0.3% 뛰며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2.1% 상승했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이벤가트 투자전략부장은 "물가상승률이 생각했던 것보단 좀 더 높다"면서도 "하지만 파월 의장이 '비둘기'(통화완화주의)적 태도에서 멀어지려면 강력한 경기지표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CEO(최고경영자)는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연준의 비둘기적 태도가 만들어낸 '순풍'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