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홀리는 K스타일, 이젠 '글로벌 스타일'

머니투데이 싱가포르=조성훈 기자, 김은령 기자 2019.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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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비상하는 K스타일] K팝 한류로 시작된 K스타일, 외식·화장품·의류·유통 등으로 영역 확대...현지화 통한 주류시장 공략 본격화

편집자주 K팝과 K푸드, K뷰티, K패션 등 'K스타일'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K스타일의 신시장으로 떠올랐고, 사드사태 이후 주춤하던 중국에서도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도전은 지속되고 있다. 기존 교민이나 일부 마니아층을 겨낭한 소량 수출을 벗어나 맞춤형 시장분석과, 현지 생산 및 판매기반 확충을 통해 K스타일의 글로벌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맹활약하는 K스타일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를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조명해본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터미널에 자리한 파리바게뜨 매장. 디저트카페 형태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다 /사진=SPC싱가포르 창이공항 터미널에 자리한 파리바게뜨 매장. 디저트카페 형태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다 /사진=SPC


신라면세점 창이점. 신라면세점은 창이공항 화장품, 향수 전품목을 독점 취급하고 있다. /사진=신라면세점신라면세점 창이점. 신라면세점은 창이공항 화장품, 향수 전품목을 독점 취급하고 있다. /사진=신라면세점
#지난 1일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공항 입국장을 나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한국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매장이다. 모회사인 SPC가 창이공항에서 운영 중인 9개 푸드매장은 모두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4개 터미널 출국장마다 자리잡은 신라면세점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K뷰티 제품이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 싱가포르뿐만 아니다.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 주요 도시 백화점과 마트에는 우리 브랜드를 내건 만두와 라면, 과자, 화장품 코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최대 번화가 오차드로드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관계자는 "한국산 먹거리와 화장품들은 동남아인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사이에서 설명이 필요없는 인기품목"이라며 "매장과 마트에 별도 한국코너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스타일이 글로벌 트랜드를 선도하며 중흥기를 맞고있다. 과거 K팝과 같은 문화콘텐츠에서 시작한 한류가 이제 외식과 화장품, 의류는 물론 유통과 레저 등 서비스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선두주자는 K푸드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식품수출은 48억1000달러(2009년)에서 93억달러(2018년)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양적인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농축수산물 등 1차산업품을 대신해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 비중이 늘고 있다. 일본, 중국에 집중됐던 진출지역도 아세안, 미국, EU(유럽연합)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수년새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인수합병 등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충하면서 K푸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기존 교민 중심의 틈새시장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화를 통한 주류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미국 대형 식품업체인 슈완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농심, 풀무원도 잇따라 미국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 전매장에 라면과 두부·김치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비비고 만두 글로벌 광고/사진=CJ비비고 만두 글로벌 광고/사진=CJ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아세안 지역에서도 롯데와 CJ, 대상, 하이트진로 등 식품, 외식기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BTS로 대표되는 한류효과에 '박항서 매직'까지 더해지면서 K푸드 열풍이 지속되는 것이다.



K뷰티 역시 중국과 아세안 시장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 화장품 해외 수출액은 6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5%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0년까지 화장품 수출액이 91억 달러(약 10조 원)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 등 굴지의 면세점과 함께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최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K푸드와 뷰티, 패션 등 K스타일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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