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너마저" 일주일새 줄줄이 악재…바이오株 신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7.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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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임상3상 실패 후 또다시 비보 전해져…임상 앞둔 바이오주 ↓

"한미약품, 너마저" 일주일새 줄줄이 악재…바이오株 신음


한미약품의 1조원대 당뇨신약 기술수출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바이오주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형국이다.



4일 코스피시장에서 한미약품 (333,000원 ▼9,000 -2.63%)은 전일대비 11만3000원(27.26%) 떨어진 3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사이언스 (38,300원 ▼6,050 -13.64%)도 27%대 급락해 마감했다.

전날 한미약품은 얀센이 지난 2015년 기술이전 받은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계약의 규모는 총 9억1500만달러(약 1조원) 규모로,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0만달러(약 1230억원)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이 치료제는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감소는 목표치에 도달하였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조절이 얀센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반환이 결정됐다.

이번에 기술 수출이 무산된 신약은 임상2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부합시켰던 만큼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증권업계의 실망감은 상당하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해당 파이프라인의 비만치료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계약이 해지된 만큼 관련 가치인 1730억원을 전체 신약가치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비보는 바이오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에이치엘비 (105,200원 ▼4,500 -4.10%) 임상 쇼크가 발생한지 불과 일주일여 만인 탓이다. 임상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 반등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지수는 시가총액 대형주인 바이오 기업들 주가가 하락하면서 690선을 겨우 지켰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헬릭스미스 (4,455원 ▼230 -4.91%), 셀트리온제약 (105,100원 ▲1,400 +1.35%)이 1~2%대 약세 마감했다. 임상이 진행 중인 신라젠 (5,090원 ▼60 -1.17%)에이치엘비 (105,200원 ▼4,500 -4.10%)는 4~5%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업설명회까지 개최해 임상실패 우려에 선을 그은 메지온 (39,550원 ▼500 -1.25%)만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오는 8월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의 무용성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말 미국 자회사인 LSK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위암 치료제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혀 이틀간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회사 측은 임상 실패가 아닌 임상 지연이라고 급히 진화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낮아진 상태다.

모든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한양행이 올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다양한 신약개발업체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유한양행 (76,700원 ▼700 -0.90%)은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을 대상으로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4000만 달러(462억2000만원)와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기술료 최대 8억3000만 달러(9590억6500만원) 정도다.

이외 올릭스 (16,650원 ▲490 +3.03%)레고켐바이오 (74,800원 ▲700 +0.94%)도 각각 떼아와 밀레니엄(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의 항암 전문 자회사)에 기술을 이전했다. 상장을 준비 중인 SK바이오팜도 세노바메이트(뇌전증 치료제)에 대해 아벨 테라퓨틱스와 계약을 맺었고, 솔리암페톨(수면장애치료제)은 다음 주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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