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확 줄인 미래에셋생명, '메리츠식 실험'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9.07.04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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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개 지점 절반 이상 줄여 33개 사업본부로 재편…'비용 절감+영업활성화' 두마리 토끼 잡을지 관건

사진=미래에셋생명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 (4,535원 ▼70 -1.52%)이 점포를 절반 이상 확 줄이고 사업본부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다. 점포 관리 비용을 줄이는 대신 수수료를 높여 영업을 활성화하는 전략이다. 메리츠화재가 비슷한 방식으로 성과를 낸 전례가 있어 새로운 성공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기존 83개 지점을 33개로 재배치하는 점포 대형화 작업을 진행했다. 전국 각 지점들을 이전·통합해 33개 사업본부 체제로 바꾼 것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금융업 전반의 조직 슬림화 작업에 맞춰 지점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지점 수 축소로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줄어들고 개별 사업 단위 형태로 운영하면서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도입해 자사 FC(설계사)들이 근무하기 편한 환경을 갖추고 주요 거점별로 영업소 23개를 별도로 운영해 외곽지역 고객의 불편을 줄였다.

이 같은 미래에셋생명의 ‘점포 대형화 실험’은 메리츠화재의 성공방식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생명과 메리츠화재는 ‘빅3’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조직개편을 할 수 있고, 자산운용에 강점을 갖춘 계열사가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6년 기존 221개 점포를 102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하면서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GA(법인대리점) 형식의 사업가형 점포를 도입한 뒤 설계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며 장기보험 시장에서 ‘빅3’를 위협할 정도로 급부상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2016년 7월만 해도 업계 5위 수준에 그쳤으나 현재 삼성화재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초고속 성장했다. 메리츠화재 상품을 팔면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으니 설계사들이 판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도 조직 개편 후 안정적인 운영수수료가 발생하는 변액보험과 보장성상품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월납초회보험료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로 높다. 지난 4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약 575억원으로 2월보다 174% 급증했다. 5월 보장성 월납초회보험료는 약 19억원으로 2월보다 35% 가량 늘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조직개편 효과가 빠르게 가시화되면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8월 분기 실적발표에서 1분기 순이익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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