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단독면담을 했다. /출처=사우디아라비아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호텔 단독면담은 전날 4대 그룹 총수 등이 동석했던 청와대 공식 환영오찬 이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오찬 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에쓰오일(S-oil)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시설에 5조원을 투자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지난 26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단독면담을 했다. /출처=사우디아라비아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최 회장은 석유화학이 주력인 그룹 특성상 그동안 산유국 유력자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사적 친분을 넘어 사업적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개인적 네트워크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는 국영기업 사빅(SABIC)과 SK가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사업적인 면에서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정 사장은 가삼현 사장과 함께 왕세자를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6일 밤 9시쯤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있었던 5대 그룹 총수와 빈 살만 왕세자의 깜짝 심야회동에서 10여분 동안 단독면담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50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스마트시티 사업 '네옴 프로젝트'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당초 삼성전자 공장 방문도 검토했지만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27일 일본으로 떠나야 하는데다 이날 일정이 워낙 빡빡해 관련 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지난 26일 밤 9시쯤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와 회동했다. /머니투데이DB
빈 살만 왕세자가 청와대 오찬과 호텔 단독면담 이후 밤 9시가 가까운 시각에 또 한차례 기업 총수들을 찾았다는 점에서 기업인과의 소통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정상급 인사가 정상간 공식 만찬 이후 기업 총수들과 밤 늦게 회동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5대 그룹 총수들도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사업을 위해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을 각별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아직은 왕세자 신분이지만 부총리와 국방장관을 겸한 사실상의 실권자다.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릴 정도로 권한이 막대하다.
재계의 한 인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이후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그림을 그리면서 전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선두기업인 삼성과 LG, 수소전기차 기술을 이끄는 현대차 등과의 협력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지난 26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단독면담을 했다. /출처=사우디아라비아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