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윅 3: 파라벨룸’, 존윅이 또 죽인다

박희아, 임현경, 권나연 ize 기자 2019.06.2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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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 3: 파라벨룸’, 존윅이 또 죽인다


‘존 윅 3: 파라벨룸’ 글쎄
키아누 리브스, 할리 베리, 이안 맥쉐인
박희아
: 킬러들 사이에서 전설로 떠오른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룰을 어겼다는 이유로 국제암살자연맹은 그를 파면한다. 동시에 현상금을 따내기 위해 전세계 킬러들이 그를 죽이려 달려들기 시작한다. 킬러인 존 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죽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세 번째 작품으로, RPS 게임 마니아라면 빠른 화면 전환과 온갖 총탄의 등장 만으로도 열광하며 볼 수 있다. 또한 킬러들끼리 서로를 리스펙트하면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라는 점에서 액션 마니아들을 흥분하게 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시종일관 살인 장면이 이어지는 만큼 이런 장르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

‘비스트’ 마세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임현경
: 인천경찰서 강력반 1팀장 한수(이성민)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원칙주의자인 2팀장 민태(유재명)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연쇄살인범을 잡으면 특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경쟁은 과열되고, 마약 브로커 춘배(전혜진)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은폐하는 조건으로 한수를 돕는다. 프랑스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욕망에 눈이 먼 인간이 ‘짐승’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러 갈래를 꼬아놓은 플롯이 무색하게도, 우연에 기댄 전개는 설득력이 약하고 CCTV와 알리바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범행 과정은 몰입을 깨트릴 만큼 허술하다. 후반부 야심차게 등장하는 반전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하며 다소 억지스럽다. 피해자의 훼손된 신체를 적나라하게 전시하는데, 장르적 특성이 아니라 빈약한 이야기를 무마하기 위한 자극처럼 느껴진다. 배우들, 특히 전혜진은 성별과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130분의 지루함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쁘띠 아만다’ 보세
뱅상 라코스테, 이조르 뮐트리에, 스테이시 마틴, 오필리아 콜브
권나연
: 민박관리인이자 공원조경사 일을 겸직하는 건실한 청년 다비드(벵상 라코스테)에게는 7살 난 조카 아만다(이조르 뮐트리에)와 그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 누나 상드린(오필리아 콜브)이 있다. 그들이 사는 파리는 현지인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쉬는듯한 일상의 공간이다. 집앞 빵집의 갓 구운 에그타르트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직장에서 집까지 어디든 자유롭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휴일이면 근처의 공원을 찾아 휴식을 즐기는 평온한 나날들이 있다. 하지만 가장 열려 있는 휴식의 장소인 공원이 폭력으로 얼룩지면서 가족의 일상에 급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온다. 다비드는 스크린을 통해 두 시간 남짓 파리를 방문한 관객들에게 편한 자리를 내주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읊어준다. 삼촌과 조카는 둘이 함께 애도와 적응의 기간을 거쳐 새싹이 돋는 치유와 극복으로 나아간다. 다만 영화가 폭력의 주체로 이슬람계를 언급하며 인종차별적 시선을 은근하게 담아둔 것은 아쉽다. 곳곳의 이슬람 모스크가 혐오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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