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 트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문 대통령, 알 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알 무바라키 주한사우디대사. 2019.06.26. [email protected]
무함마드 왕세자는 26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를 맞이한 것은 이낙연 총리였다. 이 총리가 공항으로 직접 나가 외국 귀빈을 영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정부 차원에서 각별하게 무함마드 왕세자를 향한 의전을 제공한 것이다.
문 대통령도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북핵 협상 재개의 분수령으로 평가받는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코 앞에 두고도 시간을 내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을 했다.
양국 간 우호·협력을 상징하는 행사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참석 취지에 대해 "이번 시설은 우리의 최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의 석유 생산능력과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부문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사례"라며 "양국 간 대표적인 경제 협력 성공사례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정·재계를 뛰어넘은 '러브콜'의 중심에는 사우디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비전 2030'이 있다. '비전 2030'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6년부터 주도하고 있는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다. 석유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경제를 육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ICT(정보통신기술)·관광·문화·첨단 산업 위주로 국가를 개조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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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부국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의 규모가 '조 단위'다. 스마트시티 및 경제자유구역을 골자로 한 '네옴(NEOM) 프로젝트'의 규모는 5000억 달러(약 600조원)다. 100억 달러(11조5000억원) 규모의 홍해 개발 프로젝트 발주도 예정돼 있다. 석유 대체를 위한 원전 건설도 필수라는 평가다.
이날 회담의 화두도 '비전 2030'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사우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비전 2030'의 전략적 파트너국이다. 사우디의 ‘비전 2030’ 성공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세일즈에 나섰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비전 2030'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거둔 많은 성과를 목도해 기쁘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노하우를 유치하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양국 공동언론발표문에는 네옴·홍해 프로젝트 및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신도시 건설 등을 위한 협력 강화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기회의 땅' 사우디에서의 사업을 위해서는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왕세자는 부총리와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는 사실상의 실권자다.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릴 정도로 권한이 막대하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사우디 왕위계승자로서는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왕세자님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사이의 우정과 협력이 미래의 공동번영과 상생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또한 나와 왕세자님의 개인적인 우정과 신뢰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9.06.26.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