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28단 4D 낸드’ 세계 최초 양산..최고 용량 구현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9.06.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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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생산성 40%-투자효율 60% 향상..하반기 판매 시작-초고속 모바일·기업용 SSD 공략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사진제공=SK하이닉스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가 세계 최초로 128단 1Tbit(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기존 3D(3차원) 낸드 제품에서 한 단계 진화한 96단 4D 낸드 개발에 성공한 이후 8개월 만의 쾌거다.



◇96단 4D 낸드 개발 이후 8개월만에 성공…최고 용량 구현=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양산하는 128단 낸드는 업계 최고 적층으로 한 개의 칩에 3bit(비트)를 저장하는 낸드 셀(Cell) 3600억개 이상이 집적된 1Tb 제품이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4D 낸드 기술에 △초균일 수직 식각(실리콘 웨이퍼 상의 필요한 부분만 남겨둔 채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것) 기술 △고신뢰성 다층 박막 셀 형성 기술 △초고속 저전력 회로 설계 기술(96단 대비 공정 원가를 줄이면서도 대기 전력을 30% 줄인 기술) 등을 적용했다.



우선 초균일 수직 식각 기술을 통해 128단과 같이 낸드 셀을 높은 단수로 쌓고 수직으로 균일하게 셀을 형성하기 위해 96단 대비 셀 두께를 낮췄다. 고신뢰성 다층 박막 셀 형성 기술은 얇은 두께에서도 셀 저항과 간섭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이전 세대보다 셀을 형성하는 다양한 박막을 균일하게 덮는 신규 공법이다.

128단 낸드는 TLC 낸드로는 업계 최고 용량인 1Tb를 구현했다. 낸드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셀 하나에 1bit를 저장하는 SLC(Single Level Cell), 2bit를 저장하는 MLC(Multi Level Cell), 3bit를 저장하는 TLC(Triple Level Cell), 4bit를 저장하는 QLC(Quad Level Cell)로 나뉜다. 동일한 셀을 가진 SLC 대비 TLC·QLC는 각각 3·4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고용량을 구현하기 쉽고 생산원가도 낮출 수 있다.

그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다수 업체가 96단 등으로 QLC(Quadruple Level Cell) 1Tb급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성능과 신뢰성이 우수해 낸드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제품인 TLC로 상용화한 업체는 SK하이닉스가 최초다.


SK하이닉스는 4D 낸드 최대 장점인 작은 칩사이즈의 특성을 활용해 초고용량 낸드를 개발한 것이다. 4D 낸드는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를 결합한 혁신적 제품이다. 기존 업체의 4D 낸드는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셀(Cell) 구조에 PUC를 결합한 방식이다.

기존 3D CTF 기술과 셀 밑에 주변부 회로를 적층한 PUC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아파트 옥외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구조 변경해 공간효율을 극대화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세계최초 128단 4D 낸드 개발의 주역들/사진제공=SK하이닉스세계최초 128단 4D 낸드 개발의 주역들/사진제공=SK하이닉스
◇생산성 40%-투자효율 60% 향상…근원적 경쟁력 강화= 이번에 개발한 128단 1Tb 4D 낸드는 웨이퍼당 비트 생산성이 기존 96단 4D 낸드 대비 40% 향상됐다. 또 같은 제품에 PUC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도 비트 생산성이 15% 이상 높다.

낸드 기술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개발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고 생산 공정수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동일한 4D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했고 공정 최적화를 통해 96단 대비 셀 32단을 추가 적층하면서도 전체 공정 수를 5% 줄였다. 이를 통해 128단 낸드로의 전환 투자비용을 이전 세대에 비해 60% 절감했다.

오종훈 SK하이닉스 GSM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CTF 기반 96단 4D 낸드 공정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해 96단 이후 8개월 만에 128단 제품을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생산성과 투자효율이 높아지고 개발기간이 단축된 128단 4D 낸드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와 개발중인 솔루션 제품들/사진제공=SK하이닉스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와 개발중인 솔루션 제품들/사진제공=SK하이닉스
◇올 하반기부터 판매…초고속 고용량 모바일·기업용 SSD 공략= SK하이닉스는 128단 4D 낸드를 하반기부터 판매하고 다양한 솔루션 제품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한 개의 칩 내부에 플레인(Plane) 4개를 배치한 구조로 데이터 전송속도 1400Mbps(메가비피에스·초당 메가비트)를 저전압 1.2V(볼트)로 구현해 고성능 저전력 모바일 솔루션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구현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 차세대 UFS 3.1 제품을 개발해 스마트폰 주요 고객의 5G(5세대 이동통신) 등 플래그십(최상위) 모델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스마트폰 업계 최대 용량인 1TByte(테라바이트) 제품을 512Gb(기가비트) 낸드로 구현할 때보다 낸드 개수가 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전력은 20% 줄고, 패키지(Package) 두께도 1mm로 얇아진다. 128단 1Tb 4D 낸드 16개를 하나의 반도체 패키지로 구성하면 업계 최고인 2TB 저장용량을 갖는 5G 스마트폰 구현도 가능해진다.

SK하이닉스는 자체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소비자용 2TB SSD를 내년 상반기에 양산한다. 이전 세대 대비 20% 향상된 전력 효율을 기반으로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향 16TB와 32TB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SSD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NVMe (Non-Volatile Memory express)는 SSD를 탑재한 서버와 PC의 성능 향상과 설계 유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든 PCIe 기반의 인터페이스로 기존 SATA 인터페이스보다 6배 이상 빠르다.

오 부사장은 "업계 최고 적층, 최고 용량을 구현한 128단 4D 낸드로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28단 4D 낸드와 동일한 플랫폼으로 차세대 176단 4D 낸드 제품도 개발 중이며 기술 우위를 통한 낸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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