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광화문 천막대란'…우리공화당은 왜 천막에 집착할까

머니투데이 조해람 인턴기자 2019.06.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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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는 정체성이자 핵심 가치…소수정당 생존전략이기도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의 불법 천막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재설치된 불법 천막에서 우리공화당원 및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서울시가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의 불법 천막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재설치된 불법 천막에서 우리공화당원 및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 때아닌 '천막 전쟁'이 벌어졌다. 서울시가 광장 한구석을 차지하던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의 천막을 철거했지만, 곧바로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면서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전날(25일) 우리공화당이 사전협의 없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이날 오전 5시20분쯤 직원 50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 경찰 24개 중대와 소방 100명을 투입해 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천막 철거는 오전 7시20분쯤 완료됐다.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으로 지난달 10일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 설치한 천막은 46일만에 철거됐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 있던 경비용역업체 직원 60여명을 밀어내고 천막 3동을 다시 설치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천막이 철거된지 5시간만인 오후 12시30분이었다.



◇우리공화당은 왜 광화문에 천막을 쳤나
우리공화당이 지난달 10일 광화문에 천막을 친 이유는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애국열사'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다. 우리공화당은 창당 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된 당론으로 삼고 있다.

우리공화당이 '탄핵 반대'를 강경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이들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조원진 대표는 2017년 4월 탄핵에 대해 명확한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는 자유한국당에 반발하며 새누리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곧바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고, 탈당 후 그해 8월 대한애국당을 창당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사진=이동훈 기자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사진=이동훈 기자

따라서 이들에게 '탄핵 반대'는 정당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다. 우리공화당은 강령에서도 자신들을 "탄핵정변 사태와 함께 시작된 태극기 애국 국민운동을 통해 거리와 광장에서 정의와 진실을 끊임없이 외치며 투쟁해온, 진정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소수정당으로서 정치적 지지층을 확실히 가져간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보수 유권자들을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갈랐다. 우리공화당은 후자를 명확히 목표로 하고 나섰다. 실제로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금까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원내 2석' 우리공화당은 어떤 정당?
우리공화당의 전신인 대한애국당은 2017년 8월30일 공식 창당했다. 창당 당시 조 대표와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등 이른바 '태극기 진영' 인사들이 창당에 힘을 보탰다.

이후 조 대표는 대한애국당의 대선후보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4만2949표(0.13%)를 얻었다. 당시 자유한국당에서는 비박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후보가 출마했던 만큼 조 대표는 사실상 친박 진영을 대표해 출마한 셈이다.

하지만 곧 벌어진 알력다툼으로 정미홍계와 변희재계가 탈당하고 이후 허 전 사령관도 당을 떠나며 사실상 조 대표의 사당으로 전환됐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사진=뉴스1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사진=뉴스1
그 후 대한애국당의 현역의원은 이달 중순까지 조 대표가 유일했으나 지난 17일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당하며 원내 2석을 보유하게 됐다. 홍 의원이 합류한 대한애국당은 지난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바꿨다. 현재 조 대표와 홍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조 대표의 지역구는 대구 달서 병, 홍 대표의 지역구는 경기 의정부 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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