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비트코인의 존재감과 생명력이 증명됐다며 연말 2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가 등장하고 시세 상승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경제 환경 외에도 암호자산 시장의 변화를 거론하는 견해도 있다. 최근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는 암호자산 발행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월 평균 24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지닌 페이스북의 행보는 앞으로 암호자산 시장에 큰 파급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리브라 사용이 보편화되면 초기에 내걸었던 분산화된 금융이 아닌 플랫폼에 의한 지배라는 점에서 원래 의미의 암호자산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비트코인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틈틈이 나오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도 시세를 출렁이게 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반에크(VanEck)와 솔리드X(SolidX)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 승인안 심사를 올 가을까지 미룰 전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로버트 잭슨(Robert Jackson) 위원은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려면 암호자산 시장이 성숙해져야 하며 투명성과 유동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ETF 승인을 반려했던 이유인 ‘사기’와 ‘시세조작’을 막을 방법이 마련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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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트코인이 초기에 내세웠던 거래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이후 만들어진 여러 코인들의 기축통화로서 시세를 끌어올리거나 안전자산으로의 도피처 기능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시세 상승의 원인으로 주장된 내용들이 실제 원인이라기보다는 사후적 추측에 불과하다. 익명성을 본질로 하는 암호자산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인원이 관여하는지, 거래소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큰손이라 불리는 세력은 누구인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 대부분이 베일에 가려있기 때문이다.
사후적 분석조차 이러니 아예 대놓고 사전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견인하는 경우도 많다. 미리 어떤 정보를 공개하고 실현 여부에 따라 비트코인이 오르거나 내릴 것이라 예측하고 이를 사후적 설명근거로 삼기도 한다.
결국 투자자의 심리가 비트코인 시장의 유입과 시세를 좌우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나 투자자들의 신뢰가 얼마나 오래갈지 장담할 수 없고 거래소 해킹, 횡령 등의 위험요소도 여전히 남아있다. 증명 가치도 없이 사람들의 기대심리에 의존한 통화등가물이란 점은 최근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낙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