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당내 리더십을 문제 삼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에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라며 "(재신임 문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비판론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간 합의대로 상임위원회 운영 등 의사일정을 진행하려 하자 한국당 의원들에게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 전체회의 또는 소위회의를 개회하려고 한다. 소속 의원들은 단독 회의의 부당성에 대해 강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3당 원내대표 합의 내용에 대한 당내 반발이 일자 입장을 선회해 종전대로 인사청문회·북한어선·붉은수돗물 관련 상임위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재협상과 관련, "(기존 협상은) 당내 추인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협의였다"며 "민주당과 재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정상화 합의가 무산돼 여야 대치 상태로 돌아간 가운데 나 원내대표가 '책임론'에 맞닥뜨리면서 추가적인 국회 정상화 협상 동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여야 5당이 합의를 했던 선거제개편 합의문과 지난 3월 비례대표제 폐지안을 내놓을 때도 의원들과의 논의가 부족했다"며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당 분열을 우려해 말은 안했지만 선거법이 패스트트랙 지정된 것 자체가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책임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건(협상 무산)으로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합의문 추인이 거부된 배경에도 그동안 나 원내대표에 쌓인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 취임 이후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나 원내대표의 '독단'에 당내 불만이 더욱 증폭됐다는 것이다.
한 한국당 중진의원은 "의총을 자주 소집하며 소통한다고는 하는데 결국 중요한 결정은 자기가 해오고 나서 그 후에 공표하는 식"이라며 "국회에 복귀하자는 목소리도 있었고, 지금 복귀를 안하면 한국당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예상했지만 추인을 하지 않은 건 나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