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에 꺾인 중국의 '5G 굴기'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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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통신업체들 5G 인프라 투자 보수적으로 변해
4G 대비 연간 기지국 설치량 10% 수준으로 줄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5G(5세대 이동통신) 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통신업체들의 5G 투자까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이달초 통신업체들에게 5G 영업 허가를 내주며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은 '허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지난달 15일 화웨이에 대한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미국산 부품 및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미국 기술이 들어간 해외 기업의 부품 수급 통로가 모조리 막혔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비축한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부품 수급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화웨이 의존도가 압도적인 중국의 5G 상용화 계획에도 차질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5G 영업허가를 획득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통신업체들은 연내 중국 40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는 화웨이가 이 가운데 37개 도시에서 수주를 따낼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는 첫 번째 사업을 보유중인 재고로 완수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고가 바닥나는 내년부터는 추가 5G 인프라 구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중국의 또다른 통신장비업체인 ZTE와 대당통신은 화웨이와 5G 기술력 격차가 커 대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통신 애널리스트도 "화웨이의 장비 공급이 막히면 통신업체들은 대안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중국 '빅3' 통신업체들도 5G 인프라 투자에 보수적인 상황이다. 이들은 업체들은 총 35만개의 5G 기지국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10만개를 추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에 따르면 4G 인프라 구축 당시 중국은 매년 100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했고, 여기에만 연간 1500억~1900억위안(약 25조1600억~31조8700억원)을 쏟아부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통신업체들은 올해 5G 기지국 구축에 300~400억위안(약 5조~6조7000억원)을, 내년에는 1000억위안(약 16조8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은 돼야 투자금액이 1500억위안(약 25조16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츄이 카이 IDC 기술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5G 네트워크 발달은 4G보다 훨씬 느릴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5G 자체로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빈 리우 시티은행 애널리스트는 "화웨이 금지 조치가 지속된다면 중국은 기술 발전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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