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왼쪽 일곱번째)과 이완재 SKC 사장(왼쪽 아홉번째)이 지난달 29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서 열린 SKC와 미쓰이화학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의 폴리우레탄 시스템하우스 준공식에서 참석해 주요 회사 관계자 및 내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SKC
회사 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SKC가 필름사업 매각 전망이 나오는데는 이 같은 배경이 영향을 줬다. 특히 최근 KCFT(옛 LS엠트론 동박·박막사업부)를 인수하면서 SKC가 그룹 신성장동력인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체질개선에 나설 거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주머니 사정 면에서 그렇다. SKC는 KCFT 인수에 1조2000억원을 써야 한다. 지난해 SKC 영업이익은 2011억원이다. 기존 사업부 매각을 통해 차입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SK그룹 입장에서도 돈 되는 사업에 집중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용 동박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KCFT는 LG화학이라는 굵직한 고정 수요처를 갖고 있다. 전 주인인 LS그룹에게도 알짜 사업이었다. 조단위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모펀드(KKR)에 어쩔 수 없이 매각한 것을 SKC가 인수했다.
SKC가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SK그룹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배터리는 '소재→완제품 생산→수요처'로 이어지는 공급라인이 단거리에 구축돼야 한다. SKC는 필름 등 글로벌 사업에 일찌감치 나서면서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을 만드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착공한 미국 조지아 공장 인근에도 이미 SKC 공장이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과 중국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 옆에 SKC 공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 입장에선 기존 SKC 공장에 동박 설비를 놓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게다가 SKC는 사실 SK그룹 배터리사업의 원류다. 1998년 8월 리튬폴리머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사업의 중심은 이후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갔지만 SKC가 심은 씨앗이 이제 SK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의 기대를 받을 만큼 성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