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바이러스' 가능성 타진…펙사벡 무용성평가 임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9.06.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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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자 600명 중 190명 대상... 3월 사망요건 충족

우두 바이러스(펙사벡)에 감염된 종양(푸른 색)이 적혈구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사진제공=신라젠우두 바이러스(펙사벡)에 감염된 종양(푸른 색)이 적혈구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사진제공=신라젠


말기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무용성 평가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펙사벡은 세계 최초 고형암 치료용 항암바이러스로, 최근 위축된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 (4,445원 ▼65 -1.44%)은 펙사벡 임상 3상 데이터를 관찰하고 통제하는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와 3분기 중 무용성 평가 결과 발표를 위한 사전미팅을 갖기로 했다.



DMC는 8명의 종양학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 3월 600명 환자 중 무용성 평가에 필요한 190명 환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190명 환자는 펙사벡, 넥사바 순차 투여군, 넥사바 단독 투여군으로 나뉘었다.

무용성 평가는 펙사벡, 넥사바 투여군에서 대조군(넥사바 단독) 대비 얼마나 위험요소(Hazard Ratio)가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게 되면 3상은 그대로 진행되지만 반대로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임상은 중단된다.



무용성 평가는 펙사벡에 신약으로서 개발될 이유가 충분한 지 여부를 살펴보는 중간 기착지다. 임상 성공 여부는 물론 신약 출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중대 힌트이기도 하다.

신라젠 관계자는 "무용성 평가 결과 공개 시기는 DMC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특정할 수는 없지만 넉넉잡아 3분기 중 이뤄질 것"이라며 "평가 결과를 공개하기 앞서 사전미팅을 하게 되는 데 시점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펙사벡 무용성 평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등으로 위축된 신약 개발 의욕을 되살리거나, 반대로 시장의 관심을 더 멀어지게 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GBI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5년 19조원에서 2022년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펙사벡이 시장 잠식 대상으로 겨냥한 간암 치료제 넥사바만 해도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들이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경직된 상황에서 펙사벡 무용성 평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시장을 향한 기업들의 신약 개발 노력이 다시 한 번 조명될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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