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인내심' 버렸다…금리인하 예고(종합)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2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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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아직 금리인하 근거 부족" 금리동결…시장은 다음달 금리인하에 100% 베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통화정책 성명에서 금리동결 기조를 뜻하는 '인내'(patient)란 표현을 삭제하며 향후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연준의 금리 등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2.25~2.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 그동안 포함시켜왔던 '통화정책에 있어 인내심을 갖겠다'는 표현을 이번에 삭제했다. 대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the Committee will 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the expansion)이라는 문구를 새로 삽입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컨퍼런스에서 한 연설의 문구과 일치한다. 연준이 사실상 금리동결 기조를 접고 금리인하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보합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성명서가 발표된 오후 2시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과 무역에서 지속적인 역류(cross-current)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아직은 금리인하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연준 위원들은 좀 더 지켜보길 원했다"고 말했다. 경기지표 악화나 무역전쟁 격화 등 금리인하의 근거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연설에서 무역전쟁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따라서 이달말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과 관련해 진전이 이뤄질지 여부가 다음달 이후 금리인하 여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낮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에도 금리인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FOMC에선 대다수 위원들이 동결에 표를 던졌지만,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주장하면서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17명 가운데 7명이 올해 2차례 금리인하, 1명이 1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8명은 올해 금리동결, 1명은 금리인상을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점도표 상의 올해말 예상 금리 중간값은 2.4%로 종전대로 유지됐다. 내년말 금리 중간값은 기존 2.6%에서 2.1%로 낮아졌다. 연준은 장기연방기금금리 중간값도 기존 2.8%에서 2.5%로 내렸다.

시장은 다음달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다음달말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인하폭 별로는 △25bp 66.5% △50bp 31.4% △75bp 2.1% 등이다.

올해 FOMC는 △7월 30∼31일 △9월 17∼18일 △10월 29∼30일 △12월 10∼11일 등 4차례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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