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저성장…주택 공급과잉과 빈집 문제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06.19 13:25
글자크기

부동산114 창사 20주년 포럼서 전문가들 제언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부동산114 창사 20주년 포럼에서 토론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부동산114 창사 20주년 포럼에서 토론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과잉과 공가(빈집)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빈집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사람들이 실제 생활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무라 야스요 오사카시립대학교 교수)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부동산114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뒤 국내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 인구감소, 저성장 등 거시경제 변화로 주택 공급과잉 및 빈집 증가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등 대도시는 일자리 집중으로 주택수요가 유지되겠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인구이탈 가속화로 빈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손정락 KEB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 차장은 “인구구조 변화로 지역별로 주택수요에 편차가 커질 것”이라며 “비수도권 중소도시 위주로 빈집 문제가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연구부장은 “우리나라의 공가율은 5.5~6.2%인데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며 “지난해 기준 228개 시군구 중 89개, 3463개 읍면동 가운데 1503개가 30년 뒤 완전소멸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소도시와 농촌을 중심으로 한 빈집 증가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정책 방향은 신도시 개발이 아니라 구도심의 재생 및 활력화에 초점을 둬야 하고 거점도시의 전문화를 통해 인구소멸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고령화로 빈집 문제를 경험한 일본의 경험과 대응을 참고하되 아파트 선호, 전세수요 유지 등 국내 시장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부동산 부문 파트너는 “한국은 특유의 전세제도 때문에 일본과 비슷하지만 다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 문제도 있지만 금융정책이나 규제가 시장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유동성이 풍부하고 개인들도 투자 여력이 있어 당분간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금리 흐름와 정부의 대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가 실수요자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선 일본이 빈집과 신축주택이 동시에 늘어난 배경에 대한 질의도 많았다. 노무라 야스요 교수는 이와 관련 “일본 지방엔 단독주택이 많은데 대부분 목조형태로 평균 22년이 지나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결정해야 한다”며 “목조주택은 리모델링보다 재건축 비용이 더 싸기 때문에 신축 공급 물량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문제와 주거 트랜드 변화 등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손정락 차장은 "DSR 등 가계부채 관리수단이 정교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점차 약화될 수 있다"면서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구조, 타국 대비 월등히 높은 자영업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주택 매입부담을 완화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출 및 상환능력 관리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자령 파트너는 주택시장의 중장기적 트렌드 변화에 대해 "시니어 1~2인 가구가 중심이 되면서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도심 집적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수요, 공급 문제 뿐 아니라 산업구조 변화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아파트 매매시장이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토론에 앞서 ‘국내 주택시장 순환주기와 전망’ 주제 발표에서 한국감정원 아파트 시세 자료를 바탕으로 한 HP필터 순환국면 분석을 통해 "최근 순환국면 하락 추세와 진폭을 가정한 향후 저점은 2019년 3분기"라며 "이후 2021년 4분기 고점, 2025년 3분기 저점, 2027년 4분기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