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진술 번복해, 사례 해줄게…너 망하게 하는 건 쉽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인턴기자 2019.06.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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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양 전 대표에게 거짓 진술 강요받았다"

양현석 YG엔터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YG엔터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그룹 아이콘 전(前) 멤버 비아이(23·본명 김한빈)의 마약 투약·구매 의혹과 관련해 이를 제보한 한서희씨를 양현석 전 YG 대표가 협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8일 SBS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한 방정현 변호사는 제작진에게 양 전 대표가 한씨를 만나 진술을 번복하게 했다고 밝혔다. 방 변호사는 한씨를 대신해 신고한 사람이다.

방 변호사는 양 전 대표가 한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 같다면서 "서로 녹취하지 말자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녹취록에 '내가 이 바닥에서 너 하나 어떻게 하는 거, 일도 아냐. 가서 진술을 번복해라' 이런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방 변호사는 양 전 대표가 한씨에게 '사례', '변호사 선임', '네가 절대 처벌 받는 일 없도록 하겠다' 등을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2016년 한 차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콘 숙소 앞에서 비아이에게 LSD 10장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비아이를 조사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사건 전담팀을 구성해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한서희(왼쪽), 비아이/사진=한서희 SNS(왼쪽), 김창현 기자 chmt@한서희(왼쪽), 비아이/사진=한서희 SNS(왼쪽), 김창현 기자 chmt@
앞서 한씨는 지난 14일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도 양 전 대표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씨는 2016년 8월23일 YG 사옥 7층에서 양 전 대표를 만났다.


이 인터뷰에서 한씨는 "(양 전 대표가) '서로 녹취하지 말자. 휴대폰 내놔라'라고 했다"며 "변호사를 붙여주고 사례하겠다고도 했다. 무서웠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전 대표가) '난 네가 진술 번복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경찰) 조서를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씨는 "양현석이 '우리 애들이 조사받으러 가는 것 자체가 싫다'고 했다"며 "(마)약 성분을 다 뺐기 때문에 검출될 일은 절대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그 말이 기억난다. '서희야! 착한 애가 되어야지. 나쁜 애가 되면 안 되잖아'라는…. '꿈이 가수라며? 너는 연예계에 있을 애인데. 내가 너 망하게 하는 건 진짜 쉽다'고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 전 대표는 "핸드폰을 뺏은 건 맞다. 녹취할까봐. 그래도 말을 되게 조심했다"며 "한 달에 2번씩 키트 검사를 하는데 한빈이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씨에게) 만약 한빈이가 (양성 반응이) 안 나오면, 넌 무고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한씨가 겁 먹고 스스로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씨는 지난 4일 YG의 수사 무마 정황이 담긴 비실명 공익신고서를 권익위에 제출했다. 이 신고 자료에는 비아이의 마약 관련 내용, 3년 전 YG의 수사 개입, 경찰과 YG의 유착 의혹 등과 관련해 아직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추가 정황 자료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 "위험을 감수하고 3년 동안 고민하다 용기 내서 힘들게 신고한 것"이라며 "나한테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니다. YG와 검찰, 경찰과의 유착관계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아이는 최근 마약 혐의 등으로 소속 그룹이었던 아이콘에서 탈퇴하고 YG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14일 양 전 대표도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하다"며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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