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정 일부 깬다"는 이란에 美병력증파 응수…위기 고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6.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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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감 고조…이란 "농축 우라늄 보유량 늘릴 것" 美 "핵협박에 굴복 안할 것"…FT "핵협정 전면 붕괴 조짐"

이란 부셰르 발전소/사진=AFP이란 부셰르 발전소/사진=AFP


이란이 핵개발에 쓰이는 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날 미국은 중동에 1000명의 추가 병력을 파병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까지 겹치면서 중동 위기감이 고조되는 중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성명을 내고 "중동에 1000명의 추가 파병을 승인했다"며 "이번 파병은 방어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섀너핸 장관대행은 이어 "최근 이란의 공격은 이란군의 적대적 행동들에 관하여 우리가 수집한 믿을만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섀너핸 장관대행의 이 발언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두 척이 피격된지 나흘 만에, 또 17일 이란이 우라늄 비축 한도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직후에 알려진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이날 이란원자력청(The Atomic Energy Organisation of Iran)은 열흘 안에 이란 핵협정에서 설정한 우라늄 비축 상한선을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라늄 농축 비율도 현재 핵협정에 설정된 값보다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등 6개국과 햅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체결했으며 이 협정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300kg까지만 우라늄을 보유할 수 있고 농축 한도는 3.67%다.

BBC에 따르면 베루즈 카말반디(Behrouz Kamalvandi)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이란 남부에 위치한 민간 핵발전소) 부셰르 발전소 연료 제공을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 한도가 5%까지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를 위해서는 농축 한도를 20%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카말반디 대변인이 밝힌 우라늄 농축 비율 상승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농축비율(9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이란 원자력청은 이란 중부 나탄즈 원자력발전소에서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4배로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핵협정을 일방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 수위를 높여오고 있는데 이란은 이에 반발, 금융 및 석유 부문 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축 우라늄 보유량 한도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핵협정의 부분적 이행 중단으로 해석됐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2015년 체결된 핵협정이 전면적인 붕괴로 갈 조짐을 보인다"며 "협정에 서명했던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에 대해 압력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의 핵협박은 보다 커진 국제적 압력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 혀용치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결코 이란 정권의 핵 강요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13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가운데 이날,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사진도 추가 공개했다. 미국은 이 사진이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불발 폭탄을 선체에서 제거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이라 주장했다. 이란 측은 이같은 미국의 주장에 대해 강력 부인하고 있다.

미국이 공개한 지난 13일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이후 사진/사진=AFP미국이 공개한 지난 13일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이후 사진/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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