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 너희는 누구냐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19.06.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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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보좌관이 본 '보좌관']보좌진 A to Z…급여 최대 8330만원, 근무환경 '천차만별'

"국회의원 보좌진은 '코디네이터'다"

보좌진은 입법활동부터 정무적인 영역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조율하고 만들어낸다. 특히 상임위에서 빛난다.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 번뜩이는 정책 아이디어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보좌진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 너희는 누구냐


◇국회 보좌진 보수는…4급 8330만원 =
국회의원들은 8명의 보좌직원과 1명의 인턴을 둘 수 있다.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각 1명씩이다.



국회 사무처에는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298개 의원실에 약 2300여명(휴직자 포함)의 보좌진이 등록돼 있다.

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이다. 각 직급별로 정해진 만큼 보수를 받는다.



4급 보좌진의 경우 약 8330만원(세전), 5급 비서관은 7350만원, 9급 비서는 3431만원을 받는다.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보좌진은 국회의원실 공고를 통해 채용된다. 사실상 국회의원에게 전적으로 채용권한이 있기 때문에 의원실마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해임 권한 역시 국회의원이 갖는다.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하면 함께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보좌진들은 그래서 스스로 '비정규직 공무원'이라 부른다.

'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 너희는 누구냐
◇국회 일정따라 퇴근 없는 보좌진들 =
보좌진들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돕기 위해 법안발의를 위한 이슈 선정부터 본회의에 통과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보좌한다.


국정감사 기간이 시작되는 9월부터는 대다수 보좌진들이 퇴근도 반납한다. 보좌진들은 국회의원 질의를 위해 피감기관의 자료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정리한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의 빛나는 활약 뒤에는 보좌진들의 노력이 숨어있는 셈이다. 보좌진이 아무리 좋은 질의를 준비했어도 국회의원이 질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날려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통상 4급 보좌관은 의원의 개인 일정부터 정책과 정무 모두를 두루 챙기고 이하 비서관과 비서들이 정책분야를 나눠서 맡는다.

그러나 의원실에 따라 지역만 챙기는 지역보좌관, 일정만 챙기는 일정비서를 두는 곳도 있다. 업무 분장없이 그때그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의원실도 있다.

'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 너희는 누구냐

◇'천차만별' 근무환경…의원따라 출근시간·분위기 달라 =보좌진의 근무환경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대체로 국회의원의 스타일이 근무환경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예컨대 모 의원실은 '긴 휴가'를 보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일 할 때는 밤낮이 따로 없지만 쉴 때 만큼은 휴가를 한달씩 다녀오라고 한다.

해당 의원이 보좌진 출신인 덕에 보좌진들의 고충을 아는 것 같다는 게 보좌진들의 평가다. 의원은 최근 수행비서에게도 한달 휴가를 내줬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의 경우 통상 출근시간이 오전 7시다. 송 의원이 기업 근무 시절부터 일찍 출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6시 반이면 이미 의원회관에 나와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이 그렇게 출근시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의원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자연스레 보좌진의 출근이 당겨질 수밖에 없다.

지역구인 경기 하남에서 매일 출퇴근하는 이현재 한국당 의원의 경우 수행비서는 매일 아침 5시반에 이 의원을 태우고 집을 나선다.

수행비서 없이 혼자 출퇴근 하는 의원들도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의 경우 민주당 의원시절 매일 수행비서 없이 혼자 천안에서 KTX를 타고 출퇴근 했다.

그러나 모 의원실 비서는 "우리 영감(보좌진들이 국회의원을 부르는 말)은 연말정산까지 비서가 챙기라고 한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지방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국회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금요일에는 대체로 지역구에 내려간다. 이 경우 보좌진들에게 금요일은 또 다른 휴무다.

정당에 따라 의원실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다.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실을 모두 경험해 본 한 보좌관은 "민주당은 같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을 해서 그런지 수평적 분위기가 강한 반면 한국당은 수직적 분위기가 강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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