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공간 파격 실험…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06.1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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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본점 최상층에 영빈관·한국씨티은행 행장실 없애…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 사진=홍봉진기자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 사진=홍봉진기자


시중은행들이 파격적인 공간 실험에 나서고 있다. 지정 좌석을 없앤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한 데 이어 최근에는 행장실을 없애고 영빈관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핀테크 기업 못지 않은 업무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본점 26층에 영빈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실내 508.60㎡, 실외 157.84㎡ 등 총 666.44㎡에 국내외 VIP 손님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



KEB하나은행은 삼성그룹 승지원이나 과거 영빈관으로 활용했던 LG그룹 연곡원 등처럼 영빈관을 꾸민다. KEB하나은행은 5성급 호텔을 설계했거나 시공한 경험이 있는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를 맡길 계획이다. 을지로 본점 26층은 을지로 본점 사옥 꼭대기층으로 행장실인 25층보다 높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KEB하나은행이 영빈관을 만들려는 건 국내외 VIP 손님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히 해외에서 오는 유명 인사를 맞이할 때 행장실 옆 접견실만으로는 부족해 호텔 등 외부 시설을 이용했는데 영빈관이 마련되면 손님을 효율적으로 맞이할 수 있을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경쟁사와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해외 유명 인사의 방문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파격적인 공간을 통해 조직 문화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씨티은행은 내년 4월 씨티뱅크센터빌딩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스마트오피스를 만든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은 행장실도 없애기로 했다. 시중은행 중 행장실을 없애는 건 씨티은행이 처음이다.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행장이 행장실을 없애기로 결정한 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가 별도의 행장실을 두지 않는 것도 수평적인 관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직원간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IT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임원실을 없애는 게 추세”라며 “은행들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최신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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