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트셰바덴(스웨덴)=뉴시스】전신 기자 =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살트셰바덴 그랜드 호텔 앞에서 스테판 뢰프벤 총리와 만나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19.06.15. [email protected]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28~29일)를 고려했을 때, 이날부터 열흘 이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됐다고 한 것이다. 향후 열흘 안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을 결심하고 응답한다면, 업그레이드 된 평화 프로세스가 가동될 수 있다.
김 위원장에게는 자신을 만날 때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들고와야 한다고 못박았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노르웨이에서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서 실질적인 진전"이라고 힘을 줬다.
비핵화 로드맵이 나와야 문 대통령이 구상해온 핵협상 중재안인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충분히 괜찮은 거래)'이 성사될 수 있다. 비핵화 로드맵이라는 '빅딜'을 바탕으로 '스몰딜'을 단계적으로 주고 받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물밑 조율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미 친서를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친서가 전달될 것이라는 사실, 전달을 받았다는 사실, 친서의 대체적인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고 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북측과도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파악하기 힘든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거듭 "남북은 다양한 경로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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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은 버렸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제안을 하면, 청와대 인사들은 "결정된 건 없다"고 메시지의 톤을 낮춘다. 실제 북측으로부터 '확답'을 받은 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대화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북측이 결단을 내릴 수 있게끔 문 대통령이 등을 떠밀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6월 중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대성공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후에라도 만나자"고 답을 주고, 일정을 확정한다면 그 역시 성공이다. 명실상부한 '수석 협상가'로 문 대통령이 복귀하게 된다. 남북 대화를 통해 3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세팅할 수 있게 되는 격이다. '문재인 프로세스'의 추진 동력 자체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답을 하지 않을 경우는 실패다. 김 위원장이 협상 재개 자체에는 긍정적 답을 주면서도, 미국과 직거래를 원할 경우 역시 우리 입장에서는 만족하기 힘들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 이번과 비슷하게 공개 제안을 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두 번 연속 공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의 중재 능력에는 물음표가 달리게 된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명확한 의지 없이 대화를 재개하자고 나서는 것도 반길 일이 아니다. 대선 국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확실한 업적'이기 때문이다. 북미 간에 '노딜'이 다시 한 번 나올 경우 남북미 테이블 판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