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향후 5년간 60조원 규모의 기술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계열사인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향후 5년간 매년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한다. 다른 지원 방안까지 고려하면 KB금융의 혁신금융 지원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3년간 혁신금융에 약 20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3년간 15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에서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이중 2조원은 따로 떼어내 중소기업 벤처기업 직·간접 투자에 쓴다. 지원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단순히 계산해도 33조원을 혁신금융에 투자하게 된다.
NH농협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기술금융 17조원을 비롯해 성장성 기반대출 1조8000억원, 동산담보대출 2000억원 등 총 19조원의 자금을 혁신금융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도 혁신금융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JB금융그룹은 계열 은행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통해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고 SC제일은행은 '키보드뱅킹' 등 혁신적인 서비스로 혁신금융에 동참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4월26일 ‘KB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윤종규 회장을 의장으로 허인 KB국민은행장과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등 혁신기업 지원과 관련된 계열사 사장 및 임원 등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도 지난 9일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했다. 김정태 회장이 의장을 맡고 관계사 사장 및 그룹의 주요 임원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그룹의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하나금융은 혁신금융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혁신금융 지원 규모를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대폭 늘렸다.
혁신금융 관련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도 않는다. 조 회장은 매달 혁신금융위원회를 주제하고 월별 성과에 대한 리뷰와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즉각 개선 가능한 분야에 대한 대출제도 및 상품 개발, 외부기관과 연계한 공동투자 활로 모색, 신한 그룹사 협업 창업벤처펀드 조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회장 역시 혁신금융협의회에서 "일괄담보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동산담보관리 플랫폼의 활성화 등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혁신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주문을 던졌다.
◇혁신금융 지원, 혁신기업 성장 없이 금융회사도 발전 없다=5대 금융그룹이 혁신금융에 각종 자원을 아끼지 않는 건 혁신금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혁신금융 지원 역시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 중 하나라는 게 금융회사의 판단이다. 윤 회장은 "기술금융과 관련해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기술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는 등 금융을 통해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잇도록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혁신금융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혁신기업들이 성장하지 않고서는 금융회사의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혁신기업이 성장하면 금융회사 지원도 덩달아 늘면서 금융회사는 성장을 꾀할 수 있다.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통해 비교적 쉽게 성장을 추진했다는 자기 반성도 담겨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혁신기업 중심, 투자 중심의 기업금융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체계 개편도 추진중이다. 이는 자본시장을 강조하고 있는 조 회장의 주문이기도 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혁신금융을 내재화하고 체계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편의 성격도 포함돼 있다"며 "혁신금융의 비중이 나날이 높아져 가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방식의 기업금융을 준비하고자 하는 CEO(최고경영자)의 의지가 강하게 녹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