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기아차, 中 공장 닫아도 "잘 나갑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6.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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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부진한 中 시장 비용절감 우선…우호적 환율+수출 호조에 올해 영업익 2조 돌파 기대감 ↑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기아차 (112,000원 ▼1,600 -1.41%)가 중국 1호 공장을 폐쇄한다는 소식에 오름세다. 판매가 부진한 중국 시장에서 비용을 줄이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것이 실적 개선에 더욱 보탬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투자심리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외 지역에서의 수출이 호조라는 점, 최근 환율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14일 오전 11시28분 기아차는 전일대비 1100원(2.65%) 오른 4만2650원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날 기아차는 중국 옌청 1공장을 폐쇄하고, 현지 파트너사인 위에다그룹에 장기임대한다고 밝혔다.

옌청 1공장은 1999년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의 중국 첫 공장이다. 시설이 노후한 탓에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따라서 중국 내 생산능력이 줄어드는 것보다 이를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중국 소매판매는 2만31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4% 급감했다.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아차 중국 공장 출하량도 전체 생산능력의 40%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었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 3월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힘쓰고, 동시에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소비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기아차의 행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자동차 보급률 상승, 교통체증 심화, 그리고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중국 자동차 수요가 구조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며 "현대기아차는 판매부진을 설비축소로 대응 중으로, 중국 부진에 따른 손익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자이너 브랜든 맥스웰의 뉴욕패션위크 쇼에서 공개된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자동차디자이너 브랜든 맥스웰의 뉴욕패션위크 쇼에서 공개된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자동차
미중 무역분쟁이 불확실성 확대 측면에서 부정적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원화 약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기아차에 플러스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15.7원에서 전날 1183.1원으로 5개월여만에 67원(6%)이 급등했다. 원/유로 환율도 4월 이후 1270원선에서 최근 1340원선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환차익이 발생하면서 기아차 영업이익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국내 수출액이 전체 연결 매출의 19.2%를 차지해 평균환율이 1% 달라지면 영업이익 1933억원이 변동된다"며 "1분기 이후 환율이 5% 가량 급등한 것을 고려할 때 2분기 영업이익이 기존보다 99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쏘울 등 신차 수출이 활발한 점은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운다. 하반기에는 K5, 모하비, SP3 등으로 신차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5% 관세 부과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점도 기아차에 긍정적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법인에서 지난해 29만여대 차량을 생산, 이중 절반 가량을 미국에 수출했다. 이에 올해 기아차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 2016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감소세라는 점에 비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곤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신차가 계속 출시된다 해도 혁신제품이 아니면 수요 불황을 타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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