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화' 급제동…낮아진 中 점유율에 떠는 화장품株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6.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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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패키지 화장품' 이미지 강화…中 현지시장 점유율 낮아져…ODM도 시설증설 부담

따이궁 / 사진제공=뉴시스따이궁 / 사진제공=뉴시스


K뷰티 성장 신화에 제동이 걸렸다. 면세점에서의 호황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잘 나간다고 굳게 믿었지만, 정작 로컬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주 주가도 일제히 내림세다.

13일 오후 3시6분 아모레퍼시픽 (142,800원 ▼3,700 -2.53%)은 전일대비 보합세를 나타내 17만400원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17,660원 ▲120 +0.68%)은 5%대 약세고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은 약보합세다. 한국콜마 (49,400원 ▼1,100 -2.18%)는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달 주가 내림폭은 더 크다. 아모레퍼시픽이 5월 한달 간 10% 하락했고 LG생활건강도 나란히 10%대 내렸다. 중국에서 '쁘띠 샤넬'로 잘 나간다던 '비디비치'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널마저 5월 한달 주가가 15% 떨어졌고 한국콜마도 14%대 하락했다.

화장품주들은 올초만 해도 면세점 호황과 맞물려 승승장구했다. 올해 보따리상(따이궁)에도 세금을 물리는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면세점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존 따이궁들이 오히려 합법적인 도매상으로 변신하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지난 1,2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따이궁들이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화장품 역시 매출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면세점 호황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그늘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최근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별 시장점유율 자료가 그 근거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점유율 1.1%로 17위를 기록했고 '라네즈'와 LG생활건강의 '후'는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쳐 각각 37위, 46위에 머물렀다.

그룹별로 봐도 성장세가 멈췄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점유율은 2014년 1.5%에서 2016년 2.4%까지 확대됐다가 이듬해 2.5%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에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LG생활건강 점유율도 1.3%로 전년과 동일하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가 70조원으로 전년대비 12%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 채널에 쏠린 유통 경로를 현지로 전환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음을 암시하는 결과"라며 "해외 매출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향 화장품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나는데 그쳤다. 4월 성장률이 13%였던 것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화장품주에 대한 무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2017년부터 글로벌 기업의 약진이 시작되면서 현재 한국을 제외한 중국, 글로벌 브랜드만 성장하고 있다"며 "내수의 해법이 보이지 않은 가운데 중국은 경쟁강도가 심화되고 있어 보수적인 관점으로 화장품 업종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ODM(제조자 개발 생산)업체는 고객사인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성장한 덕에 사정이 낫지만, 최근 시설 증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미국, 한국콜마의 북경, 코스메카코리아의 중국 법인은 생산능력(Capa) 증설 후 수주가 지연되고 있다"며 "글로벌 확장 중심 정책에 대한 안정성 검증 시기가 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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