껐다 켜는 보험부터 일해주는 로봇까지…2금융도 혁신의 시대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9.06.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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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혁신금융]"당장수익보다 미래 먹거리" 자체 스타트업 육성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강남 내부 전경/사진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강남 내부 전경/사진제공=한화생명


보험업계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을 통한 인슈어테크(보험+정보기술)로 혁신금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은 물론 업무, 조직관리까지 접목이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활용한 생산성 혁신이다. RPA는 사람이 컴퓨터로 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로봇을 통해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RPA 로봇은 업무 담당자들이 정한 규칙과 스케줄로 주말, 심야에 상관없이 △전자문서관리 △자료수집 △모니터링 △지수업데이트 등의 반복 작업을 수행한다. 업무 담당자들은 RPA를 통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RPA를 도입한 지 6개월 만에 총 50여개 업무에 적용해 연간 2만4000시간을 절약했다. 지난 4월 RPA를 도입한 DB손해보험도 전사적으로 연간 약 2만9000시간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생명은 인슈어테크를 위해 이노베이션 센터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이노베이션 센터는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고객에게 인슈어테크 기반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노베이션 센터 산하에는 두 개의 조직을 두고 하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하나는 고객에게 인슈어테크 기반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상품설계, 마케팅, 보험금 심사와 지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접목하는데 주력한다.

상품도 초기에는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운전습관 연계상품(UBI)을 출시해 안전 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식에 그쳤으나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의 '껐다 켜는' 여행자 보험이 대표적이다. 해외여행자보험에 자주 가입해 상품에 대한 반복 설명이 불필요한 소비자의 보험 가입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정 기간 내에 해외여행자보험에 반복적으로 재가입하는 경우 재가입시에는 보험업법에 따른 설명 및 공인인증 절차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창업초기 기업)과의 협업이나 투자도 늘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혁신기술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는 취지다.


한화생명은 2014년 보험업계 최초의 스타트업 액셀레이터인 드림플러스를 출범한 후 현재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서울 서초구 2곳에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키튼플래닛(헬스케어)’은 한화생명과 디지털 앱을 연동한 치아보험 출시했고 △ ‘애자일소다(핀테크)’는 AI분석 기능을 활용한 자동차보험 보상시스템 개발했다. 또 △‘럭스로보(로봇)’는 한화건설과 사물인터넷 사업 협력을 진행중이고 △‘티스쿨 컴퍼니(교육)’는 한화생명과 오프라인 교육 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전략펀드(CVC)에 투자할 예정이다.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전문보험회사를 차린 경우도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함께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하고 하반기부터 영업할 예정이다. 보험과 통신, 차량 운행 데이터를 결합한 맞춤형 보험 상품으로 인슈어테크를 선도해 나간다는 포부다.

카드업계에서도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금융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은 '신한퓨처스랩', '퓨처나인', '스튜디오 블랙' 등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업무적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커뮤니티서비스와 연계한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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