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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키워드]헬싱키 프로세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9.06.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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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②1975년부터 냉전종식까지 긴 여정..文 "성공의 기 받고파"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6월9~16일 북유럽 3개국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을 차례로 순방하며 정상외교를 폈다.
헬싱키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청와대 그래픽/청와대 제공헬싱키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청와대 그래픽/청와대 제공




'이대로는 안되겠다.'

1963년, 쿠바 미사일 위기로 일촉즉발까지 갔던 미국과 소련은 그후 대화를 모색한다. 그 결과 1970년대 데탕트를 맞이한다. 냉전의 최전선, 동서독 관계도 그랬다.

1974년이 되자 서독은 헬무트 슈미트 총리, 동독은 에리히 호네커 서기장이 이끌게 된다. 둘은 1975년 7월30일과 8월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나란히 앉았다. 이들을 포함, 미국·소련과 유럽 35개국 정상들이 모인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관한 회의였다.



1972년부터 시작한 회의는 1975년 최종 협정에 서명했다. 헬싱키 협정이다. 당시 동서독 정상의 만남은 가족 상봉과 여행 관련 협정 개정을 논의하는 등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윌리엄 스마이저 '얄타에서 베를린까지')

이렇게 시작한 헬싱키 프로세스는 1990년 전후 동구권 붕괴, 소련 해체, 냉전 종식에 이르기까지 15년간 각 분야에서 진행된 긴장완화 과정을 말한다.

11일 청와대와 외교부에 따르면 헬싱키 협정은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 실현을 목표로 안보, 경제·환경·과학·기술, 인도적 협력을 3대 분야로 채택했다. 전쟁, 분쟁 등 전통적 '안보'를 넘어 재난과 생활안전까지 넓어진 개념이 포괄적 안보다.

협정 이행 검토를 위한 사후 회의가 1980년대에 걸쳐 스페인 마드리드, 스웨덴 스톡홀름, 오스트리아 빈 등에서 열렸다. 마침내 냉전은 끝났다. 1975년 헬싱키에서 탄생한 CSCE는 1994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로 바뀌어 빈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가 됐다.

사실 이 프로세스는 15년 넘게 실행됐다. 우르호 케코넨 핀란드 대통령은 1969년부터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동참을 호소했다. 핀란드는 양극단 사이에서 중재와 소통공간을 자임했다. 소련과 서방의 틈바구니에서 자국 생존을 보장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했다.

프로세스는 위기도 겪었다. 1980년대 전반 이른바 신냉전으로 동서 관계가 악화했다. 이때도 이 프로세스는 가입국간 최소한의 대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현지시간) 헬싱키 핀란디아홀에서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 야꼬 일로니에미 전 장관, 뻬르띠 또르스띨라 현 핀란드 적십자사 총재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뻬르띠 또르스띨라(맨 오른쪽) 적십자사 총재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외교관 시절 들고 다닌 가방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9.06.11.   photo1006@newsis.com【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현지시간) 헬싱키 핀란디아홀에서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 야꼬 일로니에미 전 장관, 뻬르띠 또르스띨라 현 핀란드 적십자사 총재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뻬르띠 또르스띨라(맨 오른쪽) 적십자사 총재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외교관 시절 들고 다닌 가방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9.06.11. photo1006@newsis.com
【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현지시간) 헬싱키 핀란디아홀에서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 야꼬 일로니에미 전 장관, 뻬르띠 또르스띨라 현 핀란드 적십자사 총재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뻬르띠 또르스띨라(맨 오른쪽) 적십자사 총재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외교관 시절 들고 다닌 가방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9.06.11.   photo1006@newsis.com【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현지시간) 헬싱키 핀란디아홀에서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 야꼬 일로니에미 전 장관, 뻬르띠 또르스띨라 현 핀란드 적십자사 총재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뻬르띠 또르스띨라(맨 오른쪽) 적십자사 총재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외교관 시절 들고 다닌 가방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9.06.11. photo1006@newsis.com
이 역사적 경험 덕분일까. 지난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전인 3월, 평양 정상회담 후인 10월에 각각 남북미 3국 반관-반민의 전문가들이 헬싱키에 모였다. 이른바 1.5트랙(2트랙) 협의다. 그 자리를 주선한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지난 10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셔서 3국(남북미)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선 "조만간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1일엔 헬싱키 프로세스 시절 외교현장을 누빈 핀란드 원로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헬싱키 프로세스'는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한 신뢰구축의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이를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북핵과 평화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프로세스'를 제안해왔다. 헬싱키 프로세스와 가까운 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이를 계승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 이걸 다시 발전시킨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대북 압박 정책이어서 컬러가 다르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지구상 마지막 냉전이라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솔루션이다. 냉전을 극복하려던 헬싱키 프로세스는 시·공간을 넘어 한반도에서 다시 가동되고 있다. "점진적"이지만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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