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통해 "홍콩 시위 외세가 촉발했다" 주장

뉴스1 제공 2019.06.10 13:25
글자크기

차이나데일리 "야당과 외세가 대혼란 일으켜"
글로벌타임스 "정상적 입법 활동 과장한다"

홍콩에서 지난 9일 범죄인의 중국 송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 AFP=뉴스1홍콩에서 지난 9일 범죄인의 중국 송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범죄인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외세가 촉발했다는 주장을 중국 관영 매체에서 펼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0일자 사설에서 '외국 세력'이 홍콩에 혼란을 일으켜 중국을 해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외국 세력이 구체적으로 어느 곳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일 홍콩에서는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중국과의 범죄인 인도 협정 개정에 반대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주최측은 103만명, 경찰은 24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현재 홍콩 자치정부가 중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 협정 개정안에는 홍콩이 중국 등 범죄인 인도 조약 미체결 국가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위대는 이 법안이 정치범이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보내는 데 악용되면서 홍콩의 독립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안타깝게도 일부 홍콩 주민들은 야당과 그들의 외국 동맹국들로부터 범죄인 인도 협정 개정 반대 시위를 지지하도록 속임을 당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범죄자 인도 협정 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야권이 홍콩특별행정구(SAR)의 신뢰와 명예를 훼손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면서 "외국 세력이 홍콩에 대혼란을 일으킴으로써 중국을 해칠 수 있는 자신들의 전략을 밀고나갈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홍콩의 야당과 그 해외 지지자들이 "홍콩의 정상적인 입법 활동을 정치적으로 과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홍콩 시위를 공개 지지한 국가는 영국과 캐나다 등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홍콩의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여개국에서도 홍콩 시위 참가자들을 지지하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 시위에 대한 보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BBC와 CNN 등 해외 방송은 시내 고급 호텔과 소수의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다.

홍콩 입법회의는 오는 12일 '범죄인 인도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