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삼성·SK 불러다 "트럼프에 협조말라" 경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09 10:05
글자크기

NYT 보도 "MS·삼성·SK 등 기업들에 심각한 결과 마주할 것" 경고…美화웨이 제재에 맞대응 나선듯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이 IT(정보통신) 대기업들을 불러 미국에 협조하지 말라며 압박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지난 4~5일 마이크로소프트(MS), 델 등 미국 기업을 비롯해 한국의 삼성,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을 불러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의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면담은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가 주도하고,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에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중국 정부가 3개 부처가 동시에 움직인 것은 최고 지도부로부터의 승인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측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미국 기술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공급체인을 붕괴하는 일이며, 여기에 동참하는 기업들은 '영구적인 결과'를 받을 것으로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특히 해외기업들이 중국내 생산시설을 국외로 이전하는 것이 다각화 차원에서의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처벌(punishment)’을 받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서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국가기술안전관리 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발표하는 등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보복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또 중국은 미국 외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에 대한 공급을 평상시처럼 유지하면 적대적인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열린 무역과 지적재산권 보호에도 헌신을 다할 것을 약속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중국측은 화웨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번 면담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화웨이 거래 기업들이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도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외국산 제품 역시 화웨이가 쓸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인해 인텔과 퀄컴이 반도체 칩 공급을 멈췄고, 지난달 20일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접근을 막았다. ARM은 화웨이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NYT는 이번 면담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SK하이닉스 등 해당 기업들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TOP